퇴사 2개월 차. 결혼 전, 결혼 후, 아이양육 시 항상 직장을 다녔다. 그만두고 난 직후엔 청소, 집안일, 육아에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6살이 된 아이는 점점 엄마와 떨어지는 연습 중이고 최근 남편은 1인회사 사장이 되어 밤늦게 들어오고 아침도 먹지 않았다. 고로, 주부의 역할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다.
그래도 스스로 깨끗한 환경에서 살기로 결심하고 매일 물걸레청소기를 돌리고 혼자 하는 식사도 잘 차려먹기로 했다. 그런데 청소는 아무리 해도 끝이 없고 식사도 매번 매시간 돌아왔다. 나는 결심했다. 살림을 하는 시간을 빼서 글을 쓰고 책을 읽기로.
야매주부 집안일 줄이는 방법.
1. 아이가 친구라도 한번 초대하면 아이방은 전쟁터가 된다. 내일도 더러워질 걸 알기에 그냥 두고 며칠 뒤에 한꺼번에 치운다.
2. 청소기는 이틀에 한 번만 돌린다. 어차피 돌리고 몇 시간 뒤에 다시 머리카락이 떨어진다. 그냥 하루정도는 더럽게 살고 하루는 깨끗하게 산다.
3. 요리는 적당히 한다. 차려놔도 먹어줄 사람이 별로 없다. 최근 다이어트를 시작했으니 한 접시에 여러 가지를 담아 식사를 끝낸다.
3. 빨래는 빨래통이 터지기 직전에 돌린다. 빨래통에 적당히 담겼을 때 세탁기를 돌리면 흰색, 색깔옷, 검정옷을 매일같이 돌려도 모자란다. 그래서 이제는 각각의 빨래통이 흘러넘치기 직전에 돌린다. 그렇게 하면 이틀에 한 번씩만 돌려도 된다.
집안일을 대충 하는 대신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퇴사 직후의 소중한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다. 퇴사 후의 하루하루가 쌓여 어떤 인간이 되어 있을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손톱만큼이라도 나은인간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게으름이 심화되어 소로 변할까. (소도 나보단 부지런할 것이지만...)
퇴사 후의 하루하루를 연재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