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덟에 찾은 정신과
우울을 언제부터 느꼈냐고 물으면 15살 독서실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해줄 수 있다.
그 당시 우울의 시작은 무릎 부상으로 운동선수의 길을 실패로 낙인찍어버린 아빠와 입시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었다.
운동하는 중학교로 들어갈 때 아빠랑 공부는 포기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내려가서 공부는 계속 중위권에는 머물러 있었는데, 아빠는 유망주였던 내가 수술을 포기하고 공부의 길로 가는 것이 탐탁지 않았던 것 같다.
아빠는 아들을 원했었고 본인도 선수생활을 했었어서 맏딸인 나를 통해 꿈을 이루고 싶어 했던 것 같다.
이때 얻은 우울이 스물여덟 살이 될 때까지 지속되리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고입과 대입 그리고 공시를 거치며 나는 불안장애도 함께 얻게 되었다.
상경을 하면서 혼자살이가 시작이 되었고 마침내 미뤄두었던 나의 우울과 불안을 치료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스물넷에 나는 치료하길 원했으나, 본가는 작은 지역이라 혹여나 친척이 볼까 지인이 볼까 또 정신과에 대하 잘 알지 못했어서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던 엄마가 가지 않기를 원했다.
미루고 미루다가 스물여덟 살이 되어 정신과에 방문하게 되었다. 왜 이제야 갔는지 후회도 되지만 지금이라도 가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벌써 병원을 다닌 지 3개월 차 나는 몸이 꽤 회복이 되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만성적으로 느끼던 두통과 불면, 그리고 스트레스로 인한 폭식 등이 많이 치료가 되었다.
지금은 몸이 평안해서 하루 생활이 힘들지가 않다. 장도 많이 건강해지고 잠도 엄청 잘잔다. 약을 먹기 전까지는 개운하게 잔다는 것은 한 번도 공감해 본 적이 없는데, 이제는 공감할 수 있다.
그리고 스트레스로 인해 저하되었던 기억력과 집중력도 많이 좋아진 듯하다.
사실 선생님과의 상담은 담백해서 좋다. 이런 증상이 있어서 이렇습니다.라고 하면 선생님은 알겠습니다. 그럼 이런 약을 사용해 보거나 약물의 양을 조절해보도럭 하죠!라는 식의 답변을 해주신다.
명쾌하고 담백해서 병원 가는 날이 힘들거나 무섭지는 않다. 가는 길에 이번에는 얼마나 좋아지려나~란 생각을 하고 방문하기도 한다.
약을 먹은 지는 아직 오래되지 않아서 만성 불안과 우울이 극적으로 치료되지는 않았지만 불안장애 증상은 약을 먹고 많이 호전이 되어서 일상에서 심장 두근거림이 줄어서 좋다.
상경해 보니 생각보다 정신과에 다니는 사람들은 많이 있었고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다닌다는 생각을 하면 호전된 몸을 위해서 꾸준히 다닐만하다.
난 이제 아프기가 싫다. 정서적 아픔이 신체적 아픔으로 종종 이어지는데, 사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님을 알지만, 신체적 아픔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곳이 정신과니까.
꾸준히 잘 다니고 치료륵 받아서 열심히 또 삶을 살아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