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엉뚱한 상상

15살의 나를 마주치는 과거로 타임슬립한다면?

by 김무인


여러분의 15살은 어땠나요?

사춘기가 왔었나요?

'나'라는 정체성이 생기던 시기였나요?



15살의 나를 생각해 보면, 사춘기가 심하게 와서 MP3를 항상 귀에 꽂고 엄마나 아빠의 말에는 대충 대답하고 방으로 가버리는 아이였어요. 오죽하면 아빠가 친구는 있냐는 물음에 그냥 없다고 대답하고 방으로 사라졌었답니다.



저의 사춘기는 입시스트레스와 우울증의 시작이었어요.

그리고 맏이로서 가지는 부담감과 책임감 등등으로 조용하면서도 생각이 많은 어른 아이 같은 시기였답니다.


자아가 강해지던 시기여서 그런가. (사실 어릴 때부터 주관은 뚜렷한 편이었어요.) 진학문제로 부모님과 많이 다투기도 했죠.




서론이 길었네요!


자 그럼, 타이머신을 타고 [15살의 나]를 만나러 가봅시다!


타임머신 과학자는 내게 주의 사항을 알려준다.

대충 듣다가 기계에 들어가서 눈을 감는다.





위이잉-



탁!






중학교 점심시간이 20분 정도 남았을 무렵, 운동장 구석 벤치에 앉아서 멍 때리고 있는 [15살의 나]가 보인다.



다행히 주변에는 친구들은 보이지 않아서 조용히 다가가 본다. 얼굴을 보니 근심걱정이 가득해 보인다. 아마, 입시로 성적 스트레스로 인한 표정이겠지.


중2 초여름 본격적인 입시에 뛰어들기 위해서 참 많은 노력을 했던 시기였는데, 이제 시작인데 벌써 우중충한 얼굴이라니...! 얼른 어떤 말을 건네야 하는데, 무슨 말을 건네야 할까.



고민을 하던 중, 눈이 마주친 [15살의 나]는 외부인이 왜 학교에 있지라는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다. 그러고는 낯설지 않은 얼굴에 갸우뚱한다. 좀 귀엽기도 하네.



다가가 말을 걸려는 순간.


말을 하면 3분 안에 원래 세계로 돌아가버린다는 과학자의 말이 떠오른다. (정말 아쉬운 조건이다.)



말을 걸려다, 그냥 옆에 앉아 같은 풍경을 바라본다. 푸른 학교의 전경이 추억 속 그대로인 듯해서 뭉클하기도 하고 다시 이 시절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톡톡.


[15살의 나]가 '나'를 보고 묻는다.


" 몇 살이야? 왜 온 거야? 어떻게 왔어?"


궁금해하는 표정으로 [미래의 나]를 보는 [15살의 나].



무해하다.

아직은 사회의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한 느낌.

지금의 나와는 다른 결이다.



여드름이 이마와 볼에 나있고 그 때문에 볼이 붉은색으로 물들어있다. 하얀 셔츠와 하늘색 치마 교복을 단정히 입고 있다. 그리고 무릎 부상으로 운동선수를 그만둔 지 얼마 되지 않아 왼쪽 무릎에는 보호대를 하고 있다.


답변을 하면 금방 가버려야 해서 잠시 고민하는 척을 해본다.

3분 안에 끝낼 수 있는 말을 찾아서 머릿속을 뒤져보지만, 수없이 많은 말들을 골라내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답변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기에,

말들을 잘 골라 정리해 본다.



" 너 고집 있고 강단 있으니까

네가 하는 생각을 믿고 계속 노력해 봐.


결국에는 이뤄지더라.

작은 꿈들도 큰 꿈들도.


하지만 크고 작은 좌절도 많이 겪어서

많이 울기도 해.


그래도 씩씩하게 눈물 닦고

주변 눈치 보지 말고

네 의지대로 살아. "



[15살의 나]는 아직은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하지 못하는 듯하다. 계속 뚱한 표정을 하고 있길래. 그래서 한마디 더 해준다.



" 다양한 세상을 보는 그런 사람이 될 거야."



[과거의 나]는 더욱이 이해할 수 없는 표정으로

[미래의 나]를 보고 있다.


"직업은 뭐야? 고등학교는 어디 갔어? 대학도 갔어?"

[15살이 나]는 현실적인 물음을 쏟아낸다.



정확한 미래는 알려주기 싫었기에.

그저 웃어주고 나는 미래로. 나의 현재로 돌아왔다.




왜 하필 [15살]이라 물으신다면,


제가 미래의 저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한 것이 15살부터이기 때문입니다. 궁금하고 걱정이 많던 저는 [미래의 나]가 답변을 할 수 있도록 상자에 수많은 편지들을 썼어요. 지금 답변을 해줄 수 있는 것도 있고 하지 못하는 것들도 있지만, [과거의 나]에게 간다는 상상을 해보니 그저 웃음이 나네요.


15살이 무슨 걱정이 그렇게 많았을까 싶기도 하고.


앗, 그 걱정이 다 거품들이라

곧 사라질 거라 말해주고 올 걸 그랬네요.



아쉽지만 3분은 너무 촉박한 시간이기에.

함축적으로 전할말만 하고 오는 것이

말을 다 못 하고 미래로 오는 것보다 나으니까요!




여러분은 15살의 여러분께

어떤 말을 전해주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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