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산이세라 Apr 21. 2024

양자 얽힘 / 토니오 크뢰거 발췌

이런 일에 몰두하다 보면 그는 마치 자기 방에서 바이올린을 들고 왔다 갔다 하면서 될 수 있는 대로 부드러운 소리를 내어 저  아래 정원의 해묵은 호두나무 가지 아래에서 춤을 추면서 솟아오르고 있는 분수의 찰랑거리는 물줄기 소리에다 화음을 넣어줄 때와 아주 비슷한 만족감을 느끼곤 했던 것이다. (토니오 크뢰서/토마스 만/민음사/p11)


목요일에 첼로 하는 친구가 교수님에게 레슨 받았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공연장에서 연주를 하기 전 무대에서, 가까운 관객들을 의식하지 말고, 공연장 저 깊은 구석까지 소리를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 연주가 달라질 거라는 내용이었다.


금요일에 동네에 있는 한평책빵에서 알렉산더 테크닉 수업에 참여했을 때, 선생님이 해주신 말도 비슷했다. 연주를 할 때, 공연장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소리를 아주 멀리 보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에게까지 보낸다고 생각하며 연주하는 것만으로도 소리가 달라질 수 있다고.


이 부분은 얼마 전에 읽은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양자 얽힘에 관한 부분과 비슷하다.


"양자적으로 중첩된 상태에 있는 한 쌍의 얽힌 광자를 하나는 비엔나로 보내고 다른 하나를 베이징에 보내면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예를 들어 두 광자는 둘 다 빨간색인 상태와 둘 다 파란색인 상태가 중첩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 광자는 관찰되는 순간에 빨간색인지 파란색인지 판명되죠. 그런데 한쪽이 빨간색이라는 것이 판명되면, 멀리 있는 다른 쪽도 빨간색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각각 빨간색으로도 파란색으로도 나타날 수 있는데 왜 둘 다 항상 같은 색으로 나타나는 걸까요? 바로 이 점이 당혹스러운 부분입니다." 


다음은 네이버에서 검색한 양자 얽힘에 관한 설명이다. 

"얽힘이란 두 사물이나 두 사람이 문자 그대로든 비유적으로든 어떤 형태로 서로 얽혀 있는 상황입니다. 양자역학에서 얽힘은 과거에 만난 적이 있는 입자 같은 두 물체가, 마치 서로 계속 대화할 수 있듯이 이상한 유대를 유지하는 현상입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두 연인이 서로의 마음을 느끼는 것처럼 말이죠. 말하자면 그들은 서로 얽혀 있고, 서로 이어져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얽혀 있는 두 존재는 하나가 달까지 가더라도 지구에 남아 있는 존재와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들었던 말들과도 모두 연결된다.

 

작가의 이전글 양귀자의 <모순> 필사 부분 단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