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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수 Sep 12. 2023

초콜릿 레이어 케이크 한조각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는 달콤한 시간을 위해 처방합니다

저에게는 8년이 된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자기 아아지? 
아이스아메리카노 2잔이랑요, 오랜만에 케이크 먹을래? 단거 당긴다.
초콜릿 레이어 케이크 한조각도 주세요.


네, 주문 확인 부탁드리구요. 만 육 천원입니다. 카드 앞에 꽂아주세요.


대학생 과 CC로 만나 벌써 전 5년차 직장인, 남자친구는 이제 1년차 직장인이 된, 서로의 20대 전부를 함께 보낸 8년차 연인의 데이트는 요즘 늘 똑같습니다. 맛있는 밥을 먹고, 카페에 가 커피를 한잔 하고, 영화를 본 후 저녁을 먹는, 누가 비디오로 틀어 반복 재생을 하는 듯한 일상입니다. 8년 전과 달라진 건, 이젠 브랜드 카페에서 만원이 넘는 커피타임을 가질 수 있다는 것?


당충전이 필요했구나? 근데 케이크가 무슨 7천원이야?


자기야. 이 레이어 봐, 시트 하나하나에 초콜릿 크림을 바르고 얹고 모두 수작업인데 당연히 비싸지. 아마 이 제품은 수익 마이너스일걸? 요즘 설탕이랑 밀가루 값도 올랐는데, 소비자가 유지한게 어디야. 그리고 이 브랜드는 케이크에 흠집이라도 하나 나면 무조건 반품이래. 
또 본업 폼 나왔네.. 얼른 먹자


식품 회사에 다니면 좋은 점은 한없이 오르는 가격을 납득할 수 있다는 점, 아 이건 단점인가요?

제누와즈 시트와 두툼하게 발린 초콜릿 크림을 레이어 하나도 놓치지 않게 포크질 한번에 모두 담아 한입하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들죠. 달콤함을 넘어 쓴맛이 올라올 땐 함께 시킨 블랙 커피 한모금이면 입안이 리프레시되는 느낌. 블랙 커피와 함께라면 케이크 한판은 먹을 수 있는 기분입니다.


달콤하네. 좋다
응 이런 시간 진짜 좋다.


초콜릿 케이크 한입, 아메리카노 한모금을 하며 일주일간 있었던 일들을 조잘조잘대며 접시를 비워갑니다. 매주 늘 똑같은 시간의 데이트여도, 이런 달콤함이 함께하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먹는 초콜릿 케이크는 함께하는 그 시간마저 달콤해지는 경험이 되지요.


익숙한 사랑에도 달콤함이 필요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 더 달콤하게 초콜릿 케이크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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