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라레솔도 12화

미니멀 라이프

by 에밀리


최근에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기 위해 버린 물건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미니멀 라이프를 위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이십여 년 갖고 있었던 그림동화책, 자연관찰집. 위인동화, 그리고 다달이 문협에서 오는 시집과 에세이집, 문예지 등 주위에 나누고, 재활용장으로 향하였다


큰아이 생후 2개월부터 보던 그림책부터 막둥이가 최근까지도 짬짬이 봐오던 자연관찰집까지 방대한 분량의 책이 분산되어 현관 문턱을 수개월에 걸쳐 나갔다.


이십여 년 전에도 전집 오십 권 기준, 오십만 원에 구입했던 서적, 그리고 귀히 여기느라 기념으로 갖고 있었던 수제 인형, 인형의 집, 원목교구, 바이올린 첼로, 악기 작은 사이즈 등도 필요로 하는 이웃들에게 나누었다


그리고 또 시간이 훌쩍 지나고, 집안에 물건이 쌓여 주체할 수 없는 답답함으로, '무엇을 비울 것인가' 둘러본다. 추억 때문에, 선물 받아서, 오랜 세월의 정으로 버리지 못하는 물건, 사 남매 유년의 기념품, 먼지만 쌓이고, 제 자리를 못 찾아 곳곳에 눈에 띄는, 더 이상 소용없는 물건들. 때로는 아이들 모르게 조금씩 처분하다가 한동안 소홀했더니 또 거슬린다.


너무나 풍족한 시대, 다양한 연필 자루와 삼색펜, 크레용, 색연필, 사인펜은 또 왜 이리도 넘치는지! 책상 칸칸 서랍마다 책꽂이에도 끼어있다. 유치원 때부터 초등 6년, 새 학기마다 구비한 것들이 넘치고 넘친다.


아이들은 커가고 집은 점점 작아진 느낌이다. 한 방에서 자던 여섯 식구, 점차 큰애들이 각각 제 방으로, 이제는 방에서 잘 나오지 않는다. 너른 거실에 창고처럼 안 쓰는 가구와 소품, 책이 쌓이고 좁아졌다.


위치만 바꾸는 치우기는 얼마 지속되지 못하고 다시 흐트러진다. 나누고 비워서 홀가분해져야 한다. 몸의 군살은 하루아침에 덜어낼 수 없지만, 물건은 바로 가능하다. 나를 옭아매는 반복적이고 소모적인 '정리'라는 이름의 허울과 강박, 잔소리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켜켜이 쌓여 갑갑하고 답답하지 않게, 찾느라 허송세월 하지 않게, 그냥 그대로 여백의 공간을 누리고 싶다. 이제는 많이 갖는 것도 거추장스럽고 버겁다. 채움보다 비움이 더 짜릿하고 즐거워진다. 마음과 공간을 비우고 나에게 집중하고 싶다


더 크고 멋진 집을 선망하기보다, 허투루 담고 있는 것들을 비워내고, 빈 공간을 유연하게 활용하고 싶다. 가장 편안한 내가 되어, 햇살 드리우는 따스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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