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ok back 애니메이션, 스포 거의 없음
나, 자신을 만나고 온 영화
룩백
체인소 맨과 파이어 펀치의 작가로 유명한 후지모토 타츠키의 단편만화 룩 백을 원작으로 하는 장편 애니메이션, 감독은 오시야마 키요타카
만화가를 꿈꾸는 두 소녀의 성장 일기, 그리고 실화를 모티브로 한 이야기
창작자의 뒷모습을 사랑하게 되는 영화
이 세상 모든 만화가에게 바치는 영화
만화가에 대한 존경을 담은 영화
저 또한 만화가를 꿈꾸는 작은 소녀였습니다.
저는 6살에 처음 미술학원을 다녔어요. 아빠 엄마가 그림 그리던 저를 기다리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피아노도 배우고 여러 가지 배운 기억이 있으나 제가 좋아하는 건 오직 그림이었어요.
초등학교 시절부터 내내 나의 학창 시절을 채운건 그림과 만화였습니다. 이 영화는 어쩌면 나의 이야기라는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내성적이던 내가 친구들과 소통하던 방법은 오직 내가 그린 만화였죠.
내가 그린 만화는 우리 반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고 저는 만화로 친구들과 소통했습니다. 미술선생님은 항상 나를 칭찬했고 소묘며 데생이며 수채화, 판화, 유화 모두 제가 그린 작품은 항상 표본이 되었던 기억들.. 저의 그림들은 늘 칠판에 붙어있었죠. 그게 부끄러워 심장이 두근대고 얼굴이 시뻘게지는 아이였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항상 내손에 들여진건 수채화 팔레트, 딱각거리는 붓통의 붓들.
나의 작은 방의 책상 앞에 앉아 늘 고군분투하며 그림 그리던 날들.
창작자로서 정말 놓고 싶기도 하고 힘들기도 한 나의 감정들이 애니메이션 화면에 가득 담겨있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현직 애니메이터, 감독으로 일하는 분들을 항상 존경합니다.
책상 앞에 앉아 만화 그리기에 집중할 때 사계절이 지나가는 모습을 정말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창작이 아니더라도 누군가 앉아서 일이든 공부든 집중하는 모습은 멋집니다.
누군가의 뒷모습은 그 사람의 앞모습보다 더 잘 보여준다는 말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축 처진 어깨, 발걸음, 늘어진 머릿결에서 그 사람을 느껴본 적이 있나요?
뒷모습은 그 사람이 담겨있는 것 같아요.
뒷모습은 그 사람의 모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만화가의 뒷모습,
학창 시절 이젤 앞에 앉아있던 친구들의 뒷모습,
애니반 선생님의 뒷모습
그리고 나의 뒷모습. 그리고 친구와의 우정
그 시절의 나를 보여주는 영화
극 중 쿄모토처럼 저는 말수가 적고 어쩌면 외톨이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림으로 친구들과 소통해서 기뻤어요. (물론 조금 야한 만화도 연재했죠 ㅋㅋ)
https://youtu.be/FbZd4FeNcLU?si=MR7qvqxQSQA4O0mv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때까지 쓰던 낡은 책상이 있었습니다. 7살 크리스마스날 산타에게 선물 받은 기차모양 연필깎이가 올려져 있던 나의 책상
책장과 붙박이처럼 붙어있는 그 책상은 오래되고 낡고 무거워 버리게 되었죠. 책상은 나의 인생이 담겨있습니다. 나의 초등학교 시절, 중학교 시절, 고등학교 시절, 그리고 대학생 시절까지...
지금은 새 책상을 사용하고 있지만 뻑뻑한 서랍장이 있던 그 책상을 아직도 그리워합니다. 언젠가 세종 문화회관 타카하타 이사오전에서 지브리 감독의 책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낡고 오래된 서랍이 여러 개 가득한 그 책상이 어찌나 갖고 싶던지... 나의 오래된 책상에 대한 그리움이겠죠.
내가 성장한 만큼 책상은 낡아져갔습니다.
지금의 깨끗하고 신식의 새 책상보다 왜 그 시절 내 책상이 이토록 그리울까요?
아주 오래된 만화를 그리던 낡은 책상이 있다면 구입하고 싶을 만큼 갖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내가 원하는건 그 시절의 책상일까요?
아님 그 시절의 나였을까요?
나의 책상, 그리고 나의 꿈
룩백은 실화 모티브의 영화입니다. 일본의 한 애니메이션 회사에 괴한에 의한 큰 불이 났고 30명의 사상자를 낸 사건이 있습니다. 그것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소설을 표절했다고 주장하는 괴한은 회사에 불을 지릅니다. 표절이 이만큼 무섭다는 ㅠ
그림 출처 룩백 포스터 및 예고편
만화에 대한 열정, 그리고 꿈
미술 하던 시절의 나
창작자의 뒷모습
지금도 책상앞에서 고군분투하며 창작하는
예술가의 인내를 사랑합니다.
발칙하게 사유하기가 30화가 연재되었습니다.
연재 요일도 제 멋대로 발행했어요 ㅋㅋㅋ
발칙하게 사유하기2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