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에 필요한 남?

3 원색 3 보색 + 3인 3색 그리고 아이들

by 이별난

지난 이야기


최 선생님 후임으로 신학기 수업을 시작하나 순조롭지 않은 한 해를 보낸다. 마음을 비우고 한 해를 잘 마무리하자라는 생각이 굳어진 어느 날 아침 감격스러운 일이 일어난다.


3 원색 3 보색

1 가베는 6가지 색의 털실공이 끈이 있는 것 6개, 없는 것 6개로 구성되어 있다. 색 구성은 3 원색(빨강, 노랑, 파랑) 3 보색(초록, 주황, 보라)이다.


빛을 품은 원석으로 태어나 여러 사람과의 관계 속에 섞여 화색이 돌기도 하고 질색, 정색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남과 어우러져 살아간다.

나란 사람의 원색, 칠해져 있던 색, 칠하고 있는 색, 칠하게 될 색은 무엇인가?

3인 3색

서로 다른 색의 3인

그녀의 그늘 아래서

그녀가 바라본 곳에

그녀는 그저 웃었다


그녀의 그늘 아래서

1. 따라 하기


직업이다. 그만둘 거 아니라면 난 반드시 실력을 키워야 한다. 지금 실력 없는 날 인정할 수밖에 없다. 과연 최 선생님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뭐지? 없다. 수업의 재미, 유도, 내용... 모든 것이 부족하다. 잘할 방법을 아는 게 없어 일단 그녀를 따라 했다.


2. 차별화하기


그녀가 안 하는 걸 찾는 데도 집중했다. 그 과정에서 나만의 것을 만들었다. 그것이 계획안과 가정통신문이었는데 그것을 원장님이 알아봐 주셨다. 그때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녀의 색


아이들은 수업동안 그녀의 그늘에서 행복하게 쉬다 갔다. 놀라운 건 이 과정에서 교육효과를 쥐도 새도 모르게 스며들게 한다는 것이었다.


그녀가 내게 칠해준 색은 수업스킬이 아니라 아이들의 행복이었다. 아이들은 방긋 웃고 있는 노란 해님 같았다.


행복은 아이들만 느낀 것이 아니었다. 나 역시 성장의 행복을 만끽할 수 있었다. 다시 빨간 열정을 허리에 차고 이제는 그녀와 차별화된 맥가이버 칼 한 자루를 쥘 수 있었다.


그녀가 바라본 곳에

수업 교실에 들어가려면 유치원 정문, 현관문, 교실문을 열어야 한다. 또 수업이 시작되면 두 개의 문을 더 열어야 한다. 원장님이 cctv가 되어 찍고 찍으며 바라본 곳은 이 두 개의 문 안이었다.


두 개의 문


상상의 문


우리는 살면서 저마다 수많은 문을 지나친다. 문 너머를 상상으로 그려본다. 그 상상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오늘 하루를 보낸다. 아이들의 상상을 열어주기 위해 언제나 그녀는 이 문을 바라보며 아이들 미래를 열어주는데 온 힘을 쏟고 있었다.


창의의 문


순간마다 새로운 상황의 연속이고 같은 상황이 없다. 문제상황은 끊임없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런 미래를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아이들의 문제해결력을 키워주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었다.


그녀의 색


그녀가 내게 칠해준 색은 감시가 아니라 아이들의 미래를 보라였다.


그녀가 바라본 곳에 서있을 자격이 없으면 가차 없는 것이다. 난 창의력 수업 교사이다. 창의력의 대표키워드 중 하나는 문제해결력이다. 스트레스와 짜증에 포기하고 싶기도 했지만 항상 놓지 않았던 생각들은 이랬다.


'내가 내 문제를 풀려고 안 하는데 감히 문제해결력 교사라고? 수업은 잘릴 있지만 적어도 포기하면 안 된다. 문제를 풀기 위해 앞으로 전진하고 부딪혀야 한다. 내가 아이들에게 주어야 할 것은 그게 우선순위다. 전진하며 안 되는 방법을 하나씩 알아가야 한다.'


그녀 덕분에 아이들의 미래를 더 생각하게 되었고 더불어 내 미래도 열 수 있었다.


그녀는 그저 웃었다

그저 그냥


그저 예뻤다. 복잡하지 않다. 때론 간단하고 단순하게 가는 것이 미래를 열 수도 있다. 그냥 예뻤다. 이쁜 사람이 웃어주니 머리가 텅 빈다. 푸하하. 난 배우고 익혀서 깨달았다고 하지만 또다시 제자리고 날 바꾸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안 바뀐다. 그런데 그녀의 웃음에 아무 생각 없이 따라 웃었고 지금 이 유치원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어쩌면 가르치지 않아도 그저 웃는 것이 남에게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가끔은 아무 생각 없이 웃자. 푸하하. 냐하하. 크하하. 내가 잘 안 변하는 건 어쩌면 생각이 너무 많은 것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그녀의 웃음은 그저 그냥 예뻤다.


그녀의 색


그녀가 내게 칠해준 색은 초록 설렘이었다.


나 + 남

내가 찾은 나의 색은 하얀색이었다. 무지하고 어리석음의 하얀색이다. 순수, 수용, 포용 이런 거 아니다. 이제 나의 하얀색 위에 그 시절 3인의 색을 칠한다.


초심을 잃었던 그 해 겨울. 하얀 눈을 맞으며 최 선생님의 수업을 보고 반성하게 되었다. 자만과 나태라는 녹슨 칼을 휘두르며 매너리즘에 빠진 나를 인정하고 빨간 열정을 다시 태웠고 유치원에서 처음 본 주임 선생님의 웃음은 초록 새싹을 보는 설렘을 틔웠다. 설렘을 안고 봄 신학기 수업을 시작하였다. 계속되는 원장님의 감시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맞은 여름. 최 선생님을 뛰어넘어보겠다는 마음을 내려놓고 방향을 바꿨다. 방긋 웃고 있는 노란 해님 같은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펼쳐지는 파란 바다에서 뛰어노는데 집중했다. 교구의 프레임과 프레임들을 연결하며 즐거운 수업을 이어갔다. 주황 낙엽들이 떨어지는 가을. 지국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아이들을 더 웃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 했다. 이번 학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게 겨울을 잘 나자는 월동준비를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찾아온 원장님의 계획안 칭찬소식을 들었을 때 마음의 봄이 왔다. 그 해 겨울은 마음에서 건너뛰기를 했다. 3 2 1 ▶┃


내가 지나온 계절은 겨울,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봄이었다.

지나온 계절에 최 선생님, 원장 선생님, 주임 선생님이 있었고 무엇보다 나를 바라보던 아이들이 있었다. 이 모두가 이었다. 무지개에 남색이 필요하듯 내게도 남이 필요했다. 나도 타인에겐 남이니 필요한 존재이길 바라본다. 서로가 서로에게 무지개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소중하고 필요한 남이길 바라본다. 더불어 과거의 나, 현재의 나, 미래의 나도 삶의 무지개를 만드는데 필요한 나로 바라본다.


보라!


과거를

"그동안 힘들었지. 이제 내가 행복한 세상 데려갈게. 따라와!"


현재를

"여기까지 오느라 참 고생했어. 애썼어. 안아줄게. 이리 와!"


미래를

"포기하지 않고 따라갈게. 더 배우고 익히며 갈게. 기다려!"

이 모든 곳에 있는 나와 당신의 삶을 응원합니다


3초의 여유

3 2 1 건너뛰기 ▶┃


6. 다음엔 뭐 하지?


이번 에피소드가 끝났다. 야호 ^o^


작은 것이라 하더라도 자신에 대한 성취감을 느낄 3초의 여유


후임으로 배정해 주신 지국장님과 3인의 그녀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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