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말을 건네고 싶어요
스몰토크는 늘 기분이 좋습니다
조금 여유롭게 시작한 아침. 걸어서 10분이내, 늦어서 뛰어간다면 5분안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의 회사건물앞에서 바람을 맞고 있노라니 왠지 오늘 처음 꺼내입은 트렌치코트가 잘 어울리는 기분이 들었다. 아침마다 카페인을 공급받는 카페에 들어가 키오스크를 열심히 눌러대며 텀블러를 데스크에 올려 놓았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오늘따라 너무 좋아 사장님에게 말을 건냈다
"혹시... 음악선곡은 누가 하세요?"
"그냥 유투브에 사람들이 올려놓은 곡들로 틀고 있어요"
"그러시구나.. 음악이 너무 괜찮아요. 그리고 카페분위기랑도 너무 잘어울려요"
"아 정말요? 감사합니다. 카페분위기랑 잘 어울린다고 하시니 왠지 오늘 음악선곡은 성공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네요"
"커피기다리고 있는데 음악이 막 가슴에 꽃히면서 기분이 너무 좋더라구요"
점점 말이 많아지려고 하는 자신을 제어해가며 대화를 끝내고 밖으로 나가 걸었다. 텀블러에 담긴 뜨거운 커피를 조금 식히려고 뚜껑을 살짝 열어두었는데 커피향과 바람이 잘 어울리는 아침이라 조금 더 걷다가 사무실에 들어가기로 했다.
종종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 일이 조금은 부끄럽지만 흥미롭고 기분좋은 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리고 분명히 낮가리는 성격이지만 말을 건네고 싶을 때가 있다. 카페사장님과 대화를 하면서도 부끄러웠는데 대화하는 건 너무 좋아서 계속 말을 하려는 내 자신이 조금 웃겼다.
'자 이제 스몰토크는 여기서 그만! 워워~~~ 근데 지금 이 모습이 조금 웃긴건 아니? 말은 하고 싶은데 낮선사람과의 대화가 조금 부끄럽기도 한데 또 대화는 너무 흥미로워. 성격이 좋은 거 같으면서도 조금 이상한거 같기도 하고 암튼 좀 특이해. 종종 듣는 말이지만 정말 그래'
피식 웃으며 커피를 들이켰다. 바람도 선선해졌고 텀블러 뚜껑도 반쯤 열어두었는데 커피가 전혀 식지 않았다. 나한테 온 이 커피도 좀 이상했다. 주인을 닮았으려니 그냥 이해하기로 하고 사무실로 올라가려다가 유리에 비친 내 모습을 이리저리 살피면서 오늘 착장이 좀 많이 괜찮아 보여서 기분좋게 일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로비에 들어서면 관리자분이 종종 나와계실때가 있는데 관리자분에게 인사하는 소리가 좀 컸는지 옆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게 느껴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반가운 마음을 표현한 것이었기에 바로 엘레베이터로 향했다. 사실은 카페사장님에게 작은 진심을 전할 수 있어서 기분좋은 아침이라 인사소리가 평소보다 조금 더 컷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주위 사람들에게도 마음이 전해졌기를.
스몰토크로 시작한 기분좋은 아침이 오늘의 하루를 조금은 가볍고 많이 유쾌하게 만들어 주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