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퇴사 후 명상선생님이 되었다고요?
삶이 나에게 전해준 값진 선물은 오늘도 나를 생생하게 살아가게 한다. 가끔은 왜 시련을 진하게 경험하고 나서야 그것이 선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지 하는 못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 정도 시련을 주지 않으면 알아차리지 못할 어리석고 어리석은 인간임을 스스로 알기에 그 마음은 결국 멋쩍은 웃음으로 마무리된다.
그 선물은 나에게 세상이 만들어낸 기준과 가치에 자신을 끼워 맞추려 애쓰지 않아도 삶은 이미 충분히 괜찮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내 안의 목소리를 따라 스스로를 기꺼이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하여 깊은 울림을 주는 새로운 역할을 만나게 해 주었다. 그리고 나는 예전처럼 이를 악물고 애쓰지 않아도 무언가를 계속해나갈 수 있는 큰 동력을 함께 얻었다.
시련의 장면들을 순간순간 캡처해 보면 그 어떤 개연성도 없는 단편적인 사건의 연속이었지만 지나고 보면 삶은 나에게 극복해야 할 과제들을 하나씩 제시해 주며 아주 다정하고 친절하게 바른 길로 이끌어주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이것을 바른 길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마치 일상과도 같았던 끝도 없는 고민들이 줄어들고 매우 순항하듯 더욱 나 다운 모습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You can't connect the dots looking forward, you can only connect them looking backwards. So you have to trust that the dots will somehow connect in your future. You have to trust in something your gut, destiny, life karma whatever. Because believing that the dots will connect down the road will give you the confidence to follow your heart, even when it leads you off the well-worn path. And that will make all the difference.
2005년 스티브잡스가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진행한 졸업 축사에서 남겼던 이 말. 그 시절 막연히 그를 동경하던 수많은 사람 중 하나였던 나는 이 클립을 부단히도 많이 돌려보았다. 하지만 저 문장의 의미는 지금에서야 조금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어쩌면 앞으로 삶의 이정표를 따르는 더 많은 시간이 쌓인 후엔 또 다른 깊이로 저 문장을 이해하게 될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더 이상 세상의 생각과 가치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작고 초라하게 만들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내가 하는 일이 작지만 의미 있는 연결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확신으로, 때로는 일로 사람으로 사건사고로 삶이 나에게 알려주는 가르침에 열려 있겠다는 용기로 나는 오늘도 명상을 하고 강의를 한다.
나는 지금의 모습을 내 인생의 final destination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이 또한 무언가를 위한 과정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삶이 나에게 알려주지 않았는가. 세상이 설정한 기준과 가치에 갇혀 스스로 설정해 버린 한계에서 벗어나게 되면 무한한 가능성이 열린다는 것을. 그럼 나는 또 다른 모습으로 진화해 나갈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것을.
내가 할 일은 그저 마음을 광활하게 열어두는 것,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 용기를 다해 순간에 머무는 것, 주어진 현재에 진심을 다하는 것, 삶이 이끄는 방향으로 유연하게 조응해 나가는 것.
나는 지금 이 순간이, 맞이할 오늘이, 다가올 내일이 꽤나 설레고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