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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상안내자 지후 Oct 22. 2023

최근 몇 년간 가장 많이 받은 질문

대기업 퇴사 후 명상선생님이 되었다고요? 


한 기업의 명상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 길. 


구름이 몽글몽글 흘러가는 맑은 하늘처럼 마음이 가볍고 살짝 벅 차오르는 느낌이 든다. 바로 이 느낌을 따라 나는 명상선생님이 되었다. 명확하게 이 마음의 실체가 무엇인지 그땐 알진 못했으나 이것이 내 인생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은 직감했던 것 같다. 그 마음은 매우 낯설고 생경했으나 은은하면서도 진하게 충만함을 전해주었고 벅차도록 뭉클하면서도 아주 자연스럽게 나의 온몸과 마음을 물들였으므로.


나는 올해로 7년 차 명상선생님이다. 


 "대기업 다니다가 명상선생님이 되었다고요? "


하도 많이 들어 나에게는 새로울 것이 없는 질문이지만, 질문하는 분들의 눈은 한결같이 반짝 동그레 진다. 일이년 다니다 그만둔 것도 아니고 12년을 근무했었으니 이유가 궁금하기도 할 것이다. 어쩌면 이유보다 변화된 삶이 더 궁금한 것 같기도 하고. 그 안에 자신을 투영해 보고 싶은 것 같기도 하고. 


지나간 일들을 잠잠하게 음미해 보자면 나에게는 그 과정이 매우 자연스러웠고 무엇 하나 힘주어 계획한 것이 없었다. 당연히 나의 퇴사에 '명상선생님' 으로서의 계획은 전무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명상선생님이 된다는 것은 당시의 나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무언가 다른 대단한 이유가 있어 퇴사를 했나 싶을 수 있지만 그렇지도 않았다. 


그저 직장생활 12년 차에 직장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슬럼프가 왔을 때 '회사원으로서의 인생은 이 정도면 된 것 같다. 내 인생에서 회사원의 챕터는 만족스러웠고 나는 최선을 다했다.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더 이상 이것이 내 길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 라고 생각을 정리했을 뿐. 나는 12년간 단 한 번의 이직을 했고, 그때까지 나의 공식적인 실직상태는 전 직장의 퇴사일과, 새 회사의 입사일 사이 단 일주일 뿐이었으므로 갑작스러운 퇴사선언은 모두를 놀라게 할 만했다. 


나는 이렇다 할 계획도 대책도 없이 용기만 충만했다. 당시엔 잘 알지 못했으나 그 확신에 찬 용기는 그간 명상을 지속하며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나를 알아가며 나 다운 선택을 할 수 있게 된 중간 결과물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나는 매우 당당하게 사직서를 낸 후 아무런 계획이 없는 자발적 백수가 되었다. 나는 퇴사를 하면 한량처럼 여행 다니고 놀고먹고 격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선택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나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나는 매우 바쁘고 분주하게 무언가를 배우러 다니기 시작했고 그간 시간이 없고 여유가 없어 하지 못한 일들을 하면서 참으로 행복했다. 나는 신명나게 다양한 것들을 탐험하듯 배우러 다녔는데 그중 하나가 명상이었다. 
  
명상. 

퇴사를 하고 처음 명상을 접한 것은 아니었다. 나와 명상과의 인연은 그것보다 꽤나 오래전에 그리고 꽤나 깊고 아프게 시작되었다. 직장생활 4-5년 차 때 나는 이유를 알 수 없는 통증으로 많이 아팠다. 인생의 크나큰 시련이었다. 직장생활을 포기해야 하는 건지 깊은 절망에 빠졌을 때 우연히 접한 명상에서 몸과 마음을 회복했고 그 후로도 약 7년을 건강하게 회사생활을 했다. 그때의 기억이 너무나 강렬했고 도대체 어떻게 명상이 나를 회복시켜 준 것인지 그 이유가 진심으로 궁금했다. 직장생활 내내 여러 책을 탐독해 가며 명상을 계속했지만 명확히 알 수는 없었다. 내가 처음 명상을 접한 십여 년 전에는 명상에 대한 콘텐츠도, 명상을 배울 곳도 마땅치 않았으니 해결되지 않은 그 궁금증이 그 사이 얼마나 커졌을지. 


그렇게 나는 인생에서 주어진 첫 자유의 시간에 본격적으로 명상을 배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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