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쥑인다, 모델빠워 3-파격이 만든 파격

5-4. [ 헤라 : LET YOUR GLOW SPEAK ] 편 광고

by 그레봄 김석용

브랜드는 모델을 공들여 고르기 마련이죠.

어제 공유한 ‘고혼진-손예진’ 케이스처럼

철학을 입증해 줄 모델을 찾기 어려우니까요.

그래서, 브랜드와 가장 어울릴만한 모델,

이번 광고를 가장 잘 소화할 모델,

산업군의 전형적 이미지와 맞는 모델… 등

그러면 대부분 경쟁사의 모델 후보군과

겹치기 쉽습니다. 역대 모델까지 포함하면

모델군이 이렇게 좁나 싶어 집니다.


그럴 때가 되어서야 남들과 다른,

남다른 모델을 찾아보려 눈을 돌립니다.

연예인 아닌… 셀럽 아니… 국내 아닌…

하지만 그게 쉬운가요? 잠깐 생각해도

떠오르는 수만 가지 리스크가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길을 찾아내

‘파격’적 결과를 선보이는 케이스가 있어서

이 노력을 멈추기도 쉽지 않게 만들어요.


[ 헤라 : LET YOUR GLOW SPEAK ] 편

모델 : 필릭스

만든 이 : 제일기획/ 이슬기 CD/

염수진 외 AE/ 이현지 감독

https://play.tvcf.co.kr/992426

https://www.youtube.com/watch?v=4UVeDJV2C1A

한 남자에게 의문의 속삭임이 들립니다.

자신을 “너의 빛 Glow”라고 하네요.

그러고 보니, 이 남자도 마치 고대 신화,

태초의 미소년 같은 이미지가 있네요.

하지만 여기는 도심 속, 통유리창 앞,

거울 앞… 그 공간들 사이사이에서

빛과 내면의 대화를 계속하는 듯합니다.

‘빛’이 주는 메시지도 은유적, 철학적이네요.

‘너의 빛’은 고요하게 소음을 잠재우고,

어디 숨지 않고 내 모습 그대로 남들에게

당당하게 보이는 걸 좋아한다. 꼭 너처럼.

제품의 세일즈 메시지로 굳이 해석하면,

고객 얼굴의 피부 광채가 필터 없이 생얼로,

그대로 보여줘도 좋을 정도의 관리한다는…

빅 클로즈업으로 보여주는 얼굴과 함께

투명하여 신비한 꽃을 남기며 마무리.


안녕. 그래, 나야. 너의 빛.
소음이 커지면
나의 고요함이 소음을 잠재운다.
그리고 더욱 밝게 빛난다.
나는 숨으려 하지 않는다.
나는 보이는 것을 좋아한다.
내 모습 그대로. 필터는 필요 없다.
나처럼./ 그래, 너처럼.
리플렉션 스킨 글로우 파운데이션.
Hera.

어떠세요? 혹시 어렵진 않으신가요?

기능을 설명하여 이해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이미지를 보여주어 느끼게 만드는 것이

목표인 광고이기 때문에 모두가 똑같이

해석할 필요는 없고 내 느낌이 중요하죠.


게다가 이번 광고는 기존의 화장품 광고와는

여러모로 다른 방법을 많이 택하고 있어서죠.

그런 측면에서 이 광고의 쓸모는

“파격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파격을 쓰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들의 선입견 속 화장품 광고는

대부분 아름다운 여배우가

아주 우아하게 제품을 사용하고

피부에 잘 스며들며 환해지는 것을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보여주는 거겠죠.

하지만, 선입견들을 하나씩 크고 작게

깨는 파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광고를 다 보면 사운드가 귀에 남죠?

화장품 광고의 고급스러운 톤다운을 넘어,

중저음 남자 목소리의 ASMR급 속삭임이

오히려 더 귀를 기울여 듣게 만듭니다.


메시지도 앞선 설명드렸듯, 파격적이죠.

기능을 잘 설명해서 이해시킬 목표가 아니고,

광고 전체의 분위기에 최대한 맞춰서

중의적이고 철학적 메시지를 신비스럽게 내죠.

빛으로서 빛 vs. 어둠 구도도 뛰어넘고요,

‘소리의 시끄러움 vs 고요함’의 구도로

빛을 강조하고 있다… 고 저는 해석했어요.


영상은 또 얼마나 낯선지요…

모델의 아름다움을 안정적으로 보여주지 않고,

오히려 카메라 각도나 움직임이 모두 낯설어요.

NG가 아닐까 싶은 컷들이 계속 시선을 끌죠.

통유리창, 차문 등 낯선 화면이 눈에 들어오니,

그걸 해석하려고 눈 초점을 계속 옮기게 되네요.


결정적으로, 모델이 ‘파격’입니다.

이 기사를 먼저 보면, 아실 텐데요.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8064231g

이영애, 김태희, 신민아 등 여배우 계보에서

2019년부터 ‘제니’로 교체해 6년간 롱런 중,

이번에 스트레이 키즈 ‘필릭스’로 교체한 거죠.


모두가 제니를 생각할 때,

어떤 이유에서건 제니와의 연장이 끝났죠.

모델을 교체해야 한다면, 누구를 떠올렸을까요?


모두가 당대의 여배우들을 생각할 때,

모두 검토했겠지만, 파격적 선택을 한 거죠.

단순히 성별을 바꿔보자라고 해도 파격인데,

이런 경우에는 단순히 화자만 바뀌기 쉽죠.

젠더리스의 트렌드에 맞춰 생각한 느낌이 듭니다.

남자든 여자든, 제품을 입증하든 화자로 역할하든

제니와 버금가는 글로벌 파급력과 화제성을 갖춘

그런 모델을 고르고 고른 게 아닐까 싶어요.

이전에 그룹만 들어봤지, 필릭스는 몰랐는데

‘광고 모델’, ‘헤라 모델’로서 그를 알게 된 겁니다.


이 파격적 결정에

얼마나 많은 리스크가 따라붙었을까요?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한 걸까요?


저는 모델의 이 파격적 승부수를 위해

리스크를 감당 가능하다는 식으로 방어적이었다면,

내부 설득도 힘들고 그 효과도 반감되지 않았을까.

오히려 이 파격에 대해 일을 더 키우자,

헤라 브랜드를 대표하고, 제품의 빛을 대변하려면

모델을 보여주는 방식, 광고 톤 앤 매너, 전달 방식을

모두 더 획기적으로 바꾸자고 가지 않았을까,

그래서 더 카메라워크, 연출, 편집, 사운드, 메시지가

하나씩 준비된 상태로 모델이 얹어진 게 아니었을까…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사전적으로 ‘다르다’는 건, 사실 쉽습니다.

기존과, 1등과 비슷한 것을 피하면 됩니다.

하지만, ‘다르다’가 감탄이 될 때는

달라진 결과가 더 좋은 효과를 낼 때입니다.

최소한 버금가는 효과를 내야지 않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남들과 다른 선택이 ‘용기’인 것이고,

그 남다른 선택에 더 목숨 걸듯 승부를 거는 거죠.

하나의 파격이 그 파격을 받쳐주는 또 다른 파격을

받아들이게 만들고, 그게 결과까지 파격인 듯해요.

예전과 똑같아선 망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처럼,

이 파격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절박함과

이 파격을 승수부로 선택했던 날카로움이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어려운 일인 거죠.

그래서 이런 결과물을 보면… 부럽습니다.


광고평론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비교해보고 싶다면…

https://www.ap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3039657

본 광고의 인용이 불편하시다면,
누구든, 언제든 연락 주세요.
(출처: tvcf.co.kr/ 유튜브 외)

https://www.youtube.com/watch?v=4UVeDJV2C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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