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휴롬 :날 건강하게 해주는 것] 편
"You are Whay you eat
당신이 먹는 것이 당신입니다".
얼마 전에 본 글귀.
먹는 것에 별로 관심 없는 나로서는,
'아무것도 안 먹으면 뭐지?' 시니컬했지만,
먹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갈수록 더 높아지기만 하는 것 같다.
그중에서도 건강을 위해 먹는, '건강식'.
건강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덕목이지만,
건강식은 계속 나오고, 검증되고, 바뀌고 있다.
개인적으로 내 주변에도 늘 새로운 요법이 등장했다.
약 10여 년쯤 기억나는 것이 "디톡스".
한 회사 후배가 그 방식대로 했다가
알레르기를 고쳤다고 해서 인상적이었던.
그 방법대로 배우고 따라서 먹지는 않았는데,
몸에 독을 뺀다는 의미만은 일리가 있어 보였다.
그 후로도, "저탄고지" 식단, "저염식"식단이
메뉴 선정의 기준이 된 적이 있었다.
보통의 식사 순서를 역으로 뒤바꿔서
디저트 먼저- 밥 나중 순서로 먹으면
탄수화물 섭취가 늦어져서 좋다는 '거꾸로 식사법'은
우리 집에서 지금도 가끔씩 재 등장하는 메뉴다.
작년에는 회사에서 점심 한 끼라도 건너뛰면,
"간헐적 단식하세요?"라는 말이 자연스러웠다.
계획에 없이 한 끼 굶어도 나쁠 건 없다는 느낌이 든.
가장 최근에는 아침마다 믹서기 소리가 들린다.
과일과 야채 등을 재료로 하는 "스무디"가
몸에도 좋고, 맛도 좋아서 오래 할 수 있을 거 같다고.
하지만 와이프의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침 안 먹던 습관 때문에 잘 안 마셔지고,
건더기도 치아에 끼이는 스무디를 소홀히 했었다.
그러다가 이 생각을 고쳐먹어야 하나?...
싶게 만드는 광고가...
만든 이 : 오버맨 / 이시은 CD/ 설유미 외 AE/
김규하 감독/ 모델 : 이효리
‘날 것’이라는 단어를 찾아냈다.
그 해석을 새롭게 해주고 있다.
'날 것'의 의미를 확장하는 카피가 영상을 이끌고 간다.
여: 날 것. 날. 건강하게 해주는 것.
그건 날 것 그대로의 이효리로 있는 것.
날 것 그대로의 채소와 과일을 먹는 것.
앞으로도 날 것으로 날 건강하게 해 주자.
너도 날 것으로 건강해져.
당신의 건강만을 생각합니다. HUROM.
'날 것 그대로'에 이렇게 많은 의미가 있었나?
재료가 신선한... 생식... 이미지를 넘어서
순수한... 자연스러운... 식습관, 가치관까지.
두루 느끼게 해 주어 공감이 간다.
게다가 '날 것 그대로'의 이미지까지 잘 담았다.
굳이 꾸미지 않아도 싱그러운 소재들도 찰떡이고,
제주/ 건강/ 소신 이미지의 이효리도 찰떡이다.
'날 것'의 자연 소재를 표현하는 수위도 찰떡이다.
예전 한 아나운서가 생방송의 고충을 이야기하며,
늘 '쌩방송'처럼 생각하고 살아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살짝 템포를 줄여 "생방송"을 할 수 있다고...
'쌩방송'과 '생방송'의 차이가 느껴지는지...
아마도 그동안의 '날 것'은 쌩방송이었다면,
이 광고 속의 '날 것'은 생방송이 아닐지...
여러 가지 좋은 포인트가 있음에도,
결국 "날 것"의 재해석이 키 포인트다.
"날 것 그대로", 이 말이
제품을 찾게 만드는 이유이자 노림수이기 때문.
이 광고는 기능적 특장점은 말도 안 꺼낸다.
‘날 것’의 재해석을 통해,
'날 것 그대로 한번 먹어봐야겠는데...' 공감에 이어
'그럼 뭘 사야하나? 아...알아보니 1등이 휴롬이네..."로
연쇄적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효과를 노린다.
카테고리에서 인식상 독보적 위치에 있는 브랜드만
가능한 '1등의 시장파이 키우기' 전략이다.
카테고리 전체에 대한 매력을 높여서 사람들이 찾으면
전체 소비량이 늘고, 확률상 1등 제품을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1등 브랜드에게 유리해지는 효과다.
그러니까 광고를 보고난 후
‘날 것’을 먹어볼까? 하는 각성은 강한 반면,
휴롬의 장점에 대한 연상은 약한 것이다.
광고를 관심 있게 봐도,
'날 것 그대로' 생식을 결심해도,
휴롬이 아니라 다른 브랜드를 구매할 수도 있다.
시장의 파이는 키웠지만 휴롬 유입은 안 되는 경우.
하지만 이건 확률상 마이너 한 선택이지,
아마도 주류는 휴롬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날 것=생식=착즙기=휴롬"의 연쇄고리가
끊어지면 괜히 휴롬은 남 좋은 일만 시키고 마는 셈.
그래서 2,3등은 안 쓰는, 아니 못 쓰는 전략이다.
1등 기업의 시장 파이 키우기는 확률 계산이 필요하다.
타브랜드가 아닌 우리를 찾을 확률이 높아야한다.
확고한 시장 1위 브랜드만 할 수 있는 확률싸움.
누군가에게는 엄청 부러운 상황이고
광고회사에게는 더 자유로운 상황이지만,
내가 '먹을 수 있는 파이'인가, 아닌가에 대한
검토 끝에 나와야하는 건강식 메뉴 선택인 것이다.
본 광고의 인용이 불편하시다면,
누구든, 언제든 연락 주세요. (출처: tvc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