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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항녀 Jul 01. 2024

빠마

세 시간은 무리무리.

나는 미용실을 일 년에 한 번 아니면 두 번 간다.


한 번은 단발병을 못 이기고 단발을 하러 갈 때,


그리고 한 번은 머리가 좀 길었는데 뭘 할까 하다가 빠마를 하러 갈 때.


오늘은 이제 조금 변형을 줘서 단발에 빠마를 하러 왔다.


집 앞에 있는 미용실인데 작년에 갔을 때 꽤 괜찮았기에 또 예약을 했다.


미용실을 갈 때 항상 고민인 것은 머리를 감고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감고 가더라도 머리를 또 감을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머리를 안 감고 가겠다 마음을 먹고 세수만 한 채로 미용실로 들어갔다.


인사를 하고 나를 보자마자 하시는 말씀


“샴푸 하고 오셨네요~”


“아, 저 머리 안 감고 왔어요..”


그렇다. 그것은 나의 지성 두피 탓이었던 것이다.


지성인이 되기 위해 책을 왕창 읽고 있지만 내 두피는 이미 지성이었다.

(어제 밤에 감고 잤다. )


디자인을 물어보시는 원장님에게 나는 그냥 볶아달라고 말씀드렸다.


항상 그렇듯 나는 무계획일 때가 많다.


디자인도 생각 안 하고 막연하게 볶고 싶었다.


그리고 아침 10시부터 지금(13:00)까지 머리를 볶이고 있다.


세 시간째 하고 있어서 책 한 권도 완독하고


목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어떤 결과가 나오려나 기대되기도 하고.


어떤 머리를 기대하고 온 건 아니라 어떤 결과가 나와도 상관없다.


목은 뻐근하지만 맘 편한 미용 중!

주절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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