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내가 노력하는 대로 다 되진 않는다.
몇십 년 살면서 느낀 삶의 규칙은 Input(입력)과 Output(출력)이 다르다는 것이다. 내가 내 인생에 A를 넣어도 A가 그대로 나오지 않는다. A' 혹은 A'' 라도 바랬건만, 결과는 B나 C가 되곤 한다. 노력하면 다 된다는 명언이 있지만 사실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나왔다면 그건 꽤나 운이 따라 주었기에 가능한 결과이다.
인생은 이렇다.
밀가루 반죽에 초코를 발라서 오븐에 넣어 구우면 초코케이크가 나와야 하는데 생크림케이크가 나오는 격이다. 생크림 케이크가 나오면 다행이다, 최소한 그건 먹을 수 있는 케이크이니깐. 가끔 인생은 그보다 좀 더 못되지기도 한다. 마치 나와야 할 초코케이크 대신에 똥케이크가 나오는 것처럼. 반죽 위에 열심히 초코를 바르며 맛있는 초코케이크를 예상하고 바라고 기대했건만, 초코케이크가 아닌 똥케이크를 받게 되었을 때의 그 실망감과 절망감이란... 어쩌면 큰 충격을 받고 인생 자체에 회의감을 느끼고 자포자기하게 될지도 모른다.
인생은 랜덤박스다.
뭐가 나올지 모른다. 내가 100원으로 산 랜덤박스가 100원 치 물건이 나올 수도 있고 10원 치 물건이 나올 수도 혹은 10000원 치 물건이 나올지도 모른다. 인풋과 아웃풋이 다르고 확률 또한 알 수 없지만, 그 중에 다행인 것은 우리에겐 셀 수 없이 많은 랜덤박스가 있다는 것이다. 인생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고 끊임없는 흐름 속에 있기에, 우리는 매일 매 순간 끊임없이 랜덤박스를 오픈 중이다.
그렇게 계속 랜덤박스를 열다 보면 그 중에 나에게 행복을 주는 것들 몇 개쯤은 운 좋게 얻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