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내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법은?
나는 중학생 때부터 익명으로 블로그 활동을 했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와 팝송을 소개하고, 내 취미활동인 해외펜팔과, 내가 한 대외활동을 기록했다. 조회수는 높았지만 비교적 댓글은 달리지 않았기에 인터넷이라는 공개된 장소에 글을 쓰면서도 일기장에 글을 쓰는 것 같았다.
이렇게 500개가 넘는 글을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나 다운' 글을 쓰는 것에 익숙해졌다. 내 생각과 말을 자유롭게 표현했다.
사람들은 무언갈 검색해서 내 블로그에 들어왔고, 원하는 것을 찾거나 못 찾고 다시 나갔을 것이다. 그런 한 사람 한 사람을 다 의식했다면, 하나의 글도 제대로 완성하지 못했을 거다.
작년에 창업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동아리 회원 200명 앞에서 내 프로덕트 아이디어를 발표해야 하는 때가 있었다. 내 아이디어가 투표를 받아서 상위팀 안에 들어야 팀빌딩을 할 기회가 주어지는 자리였다. 도착한 발표장은 내 상상보다 훨씬 컸다.
발표장에 가는 동안 지하철에서, 걸으면서 했던 자기 암시의 말은 "야, 저 사람들 다 너 얘기 들으려고 오는 거야. 너 얘기 들으려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씻고 준비하고 여기까지 오는 거라고. 주인공은 너야. 하고 싶은 말 후회 없이 다 얘기해 버려."였다. 이 말을 머릿속에서 반복하고 또 반복했다.
장소가 어디든 내 얘기를 할 기회가 주어졌다면, 상대방은 내 얘기를 듣기 위해 이 자리에 왔을 확률이 높다.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내 얘기를 하는 게 아닌 한 상대방은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거다. 블로그도 마찬가지다. 내 글이 궁금해서, 내 얘기를 들으려고 내 글을 클릭한 사람이다.
그러니 다른 사람을 의식할 필요 없다. 내가 원하는 건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이고, 상대방이 원하는 건 내 이야기를 듣는 것이니, 나는 그냥 내 이야기를 하면 된다. 내 이야기가 맘에 안 드는 건 그 사람이 처리해야 할 문제이고, 이미 내 손을 떠난 단계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에 연연할 필요 없다.
이 방법이 어렵다면, 반대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나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억하는가?' 나를 지나간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는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생각해 보면, 아마 일일이 기억하지 못할 거다. 나도 상대방에게 그런 사람일 수 있다. 그러니 내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에 부담 가질 필요 없다.
내 이야기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만 가지의 이야기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러니 나는 가장 나 다운 이야기를 들려주면 된다. 내 이야기를 가장 나답게 풀어낼 때, 내 이야기는 유일무이한 가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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