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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지 Jan 13. 2024

인풋으로 아웃풋 만들기

영감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나는 인풋이 있으면 반드시 아웃풋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외부로부터 인풋이 쏟아지는 시기에는 인풋 수집을 잠시 멈추기도 한다. 너무 많은 양의 새로운 정보와 영감이 나에게 들어와 내 한도를 넘치면, 나머지 인풋들은 들어오지 못하고 흘러내리기 때문이다. 꽉 찬 비커에 물을 들이붓는 것처럼 말이다.


어느 정도의 영감이 모였을 때는 글이든, 그림이든, 영상이든 어떤 형태라도 나만의 것으로 표현해내야 한다. 나의 경우에는, 주로 글을 쓰거나 프로덕트를 기획한다.


“Better be.. Gryffindor!” 영화 <해리포터>에서 기숙사 배정을 해주는 마법모자(The sorting hat)가 해리에게 외친 말이다. <해리포터>에서는 개인의 성격과 천성에 따라 신입생들을 4개의 기숙사로 분류한다. 용감한 자는 그리핀도르, 지혜로운 자는 래번클로, 진실한 자는 후플푸프, 야망 있는 자는 슬리데린으로 배정된다. 한국에도 현대판 마법모자가 존재한다. 바로 “MBTI 성격유형검사”이다.


학교 영자신문사에서 일할 때 2020년 9월호에 MBTI의 인기에 대해 다루었다. 당시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성격유형검사가 유행하면서 MBTI가 트렌드가 되어 있을 때였다. 이때 MBTI가 아직 낯선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서론에서 MBTI를 해리포터의 기숙사 배정과 비교했었다.


2023년 초, 문화도시 의정부의 신년 사업을 MBTI 성격유형테스트처럼 배정해 주는 온라인 서비스를 기획했다. 16개의 사업을 시민 각자의 성향과 특징에 맞게 알려준다는 사실이 해리포터의 마법모자가 하는 일과 비슷해 보였다. 그래서 서비스의 전체적인 컨셉을 '마법모자의 분류'로 잡아 스토리라인을 만들었다.


유저는 문화도시 의정부의 마스코트 캐릭터 4개 중 하나를 고를 수 있고, 12개의 질문에 대답하면 나에게 딱 맞는 사업을 배정받는다. 이 플로우는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해리포터의 마법모자가 하는 일이 MBTI를 구분하는 일과 비슷하다'라는 생각에 '캐릭터 선택'이라는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더한 것이다.


2020년 에디터로서 글을 쓰며 떠올렸던 아이디어에서 받은 영감을, 2023년 서비스 기획자로서 프로덕트를 만들 때 활용했다. 하나의 영감을 서로 다른 두 개의 매체로, 독립적인 형태의 아웃풋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나는 익숙한 곳에서 여러 흥미로운 요소를 뽑아내고 섞어 새로운 아이디어로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짜집기'나 '재구성'으로 표현할 수 있을 거다. 그래서 내 머릿속 인풋으로 들어온 영감들은 개별의 영감으로 존재하다가, 아웃풋으로 나올 때는 서로 다른 영감들과 결합해 새로운 모습을 갖추게 된다.


영감이 생겼을 때, 인풋이 생겼을 때는 꼬옥 저장하고 있다가 아웃풋을 만들 때 활용해 보자. 아니면 인풋이 어느 정도 쌓였을 때 주도적으로 아웃풋을 만들어봐도 된다.


인풋은 색종이, 가위, 풀, 색연필 같아서, 다양하게 가질수록 내가 원하는 그림으로 도화지를 채울 수 있다. 그러니 도구가 생겼다면 도화지를 채워보.


#질문있는사람 #질문챌린지 #셀프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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