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경험해야 할 것이 너무 많은 요즘, 어떤 기준으로 선별해야 할까?
최근 생각노트의 <생각의 쓰임>을 읽으면서 머리가 복잡해졌다. 책에서는 tv 프로그램을 본 후 단상을 트위터에 빠르게 기록하기, 종이 신문 읽기, 팟캐스트 듣기 등 생각노트 저자가 직접 실천했던 다양한 인풋 소스를 축적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책을 읽으면서 평소에 인스타에서 보던 마케팅, 영감, 뉴스 관련 계정들이 더 이상 재미로 보이지 않고 포착해야 할 정보로 보였다. 나도 그들처럼 무언가 기획하고 창작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과, 부지런하게 획기적인 콘텐츠를 제작해 내는 사람들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
저자가 의도한 것은 이런 것이 전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대단한 사람들을 보니 '나도 하고 싶은 게 많은데, 내가 과연 저들처럼 주기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해 낼 수 있나?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 그중 내 글이 가지는 의미와 가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콘텐츠가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인터넷 세상에서 보고 경험할 것을 선별할 수 있을지 아직 잘 모르겠다. 내가 콘텐츠를 선택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콘텐츠가 나를 선택하는 것 같다. 인스타도, 유튜브도 알고리즘으로 내가 볼 것을 정해준다.
요즘은 인스타에 잘 안 들어간다. 전에는 '디지털 디톡스'를 하는 사람들을 보며 '굳이 저렇게까지 일부러 sns를 멀리할 필요가 있나?' 싶었지만, 지금의 나는 인스타를 하며 전과 같은 즐거움이 아닌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이 부담감이 사라질 때까지 인스타를 멀리 하려고 한다.
보고 경험해야 할 것처럼 느껴지는 것들이 많은 세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말 보고 경험해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내 주변엔 신기할 정도로 디지털 없이 잘 사는 사람들이 많아서, 당분간 나도 번쩍이는 최신 트렌드 뉴스와 거리를 두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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