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시 (樂詩)
꿈이 뭐야?
커서 뭐가 되고 싶어?
무슨 일 하는 사람이 될 거야?
누군가 처음 어린 내게 물었다
대통령, 영화배우, 가수...
어린 눈에 좋아 보이는 걸 아무거나 말했다
조금 더 커서 다시 누군가 내게 물었을 때
의사, 변호사, 판검사...
사회적으로 높아 보이는 직업들을 얘기했다
성인이 되어 내가 그저 보통 사람인 것을 알았을 때
대기업 직장인, 공무원, 사업가...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직업들을 얘기했다
이미 다 자란 지금
나는 뭐가 되어 있는 건지
뭔가 되어 있긴 한 건지
내 꿈이 작아지는 만큼씩
어른이 되어 왔던 거라면
나는 다시 큰 꿈을 가슴에 넣겠다
어쩌면 아직도 꿈을 꾸는 늙은 소년일까
언제 난파할지 모를 내 작은 배를 노 저어
내가 가야 할 방향을 이제 다시 정해보련다
다 가보지 못하고 이 항해가 멈춰도
가는 길이나마 즐거울 수 있도록
그 힘든 파도들을 기꺼이 맞아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