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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블와이파파 Dec 23. 2024

배려하는 마음을 배웠습니다.

2장 : 그렇게 아빠가 되어갑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모가 모범을 보여야 하는 순간이 온다. 특히,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말보다 더 강력한 메시지가 된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하기 전에 부모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우리 딸은 내성적인 편이다. 그래서 낯선 사람과의 인사를 부끄러워했다. 나는 그런 딸에게 인사의 중요성을 가르쳐주고 싶었다. 특히 엘리베이터에서 이런 상황이 자주 생겼다. 그래서 나는 먼저 낯선 이에게 밝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하지만 아이가 없는 순간, 나 역시 엘리베이터 안에서 휴대폰에만 몰두하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 자신에게 묻곤 했다. "나는 정말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는 걸까?"

습관과 미소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친절과 배려도 마찬가지다. 작은 행동들이 쌓이고 반복될 때 비로소 우리의 태도가 된다. 이 깨달음은 딸과 나눈 대화에서 더 선명해졌다.


아빠: 우리 얼마 전에 여행 갔다가 휴게소에 들렀었잖아. 기억나?


딸: 응, 기억나.


아빠: 그때 아빠 신발에 껌이 붙은 것도 기억나?


딸: 그건 잘 모르겠어.


아빠: 아빠는 처음에 정말 기분이 나빴어. 그런데 생각해 보니, 내가 화를 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더라. 다른 사람이 또 이 껌을 밟지 않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래서 근처에서 나뭇잎을 주워 껌 위를 덮었어.


딸: 왜 그렇게 했어?


아빠: 누군가가 또 밟아서 불쾌한 기분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더라고. 그리고 만약 누군가 내 행동을 본다면, 앞으로는 바닥에 껌을 뱉지 않을 수도 있겠지. 그럼 너도 나중에 껌을 밟을 일이 없잖아.


딸: 아, 그렇구나.




그날 딸은 작은 배려가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배웠을까? 그리고 나는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친절은 결국 나를 위한 일이다. 누군가에게 베푼 배려는 돌고 돌아 다시 나에게, 또는 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되돌아온다. 그것이 이타적인 행동의 진짜 보상이다.


시간이 지나 딸도 이런 경험을 떠올리며 누군가에게 배려를 베풀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느낄 것이다. 배려는 단순히 다른 사람을 위한 행동이 아니라, 세상을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길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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