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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블와이파파 Dec 16. 2024

저도 아빠가 되었습니다.

2장 : 그렇게 아빠가 되어갑니다.

나는 35살에 결혼했고, 36살에 첫 아이를 만났다. 내가 태어났을 때 아버지의 나이가 33살이었으니, 아버지보다 한참 늦은 결혼이었다. 내가 집안의 막내였으니 더 그렇게 느껴졌을 것이다. 결혼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아이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천사 같은 딸을 먼저 만나게 되었다.


첫째가 어릴 때는 비교적 안정된 직장 생활을 했다. 현실에 충실했지만, 자기 개발이나 다른 경제 활동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단지 엄마는 아이를 보고, 아빠는 월급을 잘 가져다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삶이라고 믿었다. 부모님에 대한 애정 결핍이 있었던 나로서는 우리 아이만큼은 따뜻하게 키우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아내도 일을 하던 사람이었지만, 출산 후 직장을 그만두었다.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아이를 잘 돌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첫째를 키우는 동안, 나는 올바른 부모가 될 준비가 부족했다. 감정 기복이 많았던 아빠로서, 그런 마음이 아이에게도 그대로 전달되었다. 기질이 내성적인 첫째는 더욱 웅크러들었고, 내가 억눌렸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아이를 그렇게 만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괴로웠다.



그 시절 나는 책 한 권 제대로 읽지 않았다. 감정 조절을 하지 못한 채 아이에게 실망과 분노를 그대로 드러냈고, 그게 가장 마음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지금은 글을 쓰고 좋은 책을 찾아 읽으며 스스로를 다듬어가고 있지만, 첫째를 생각할 때면 미안한 마음이 가장 크다.


다음 장에서는 그렇게 초보 아빠에서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을 더 깊이 이야기하려 한다. 아빠로서 부족했던 시절을 돌아보고, 성장의 흔적을 기록해 보고 싶다.




"부모는 조수석에 앉은 사람들이야. 네 인생의 운전자는 너야. 아무리 엄마가 중간에 내렸어도 그리고 아빠가 옆에서 아무리 시끄럽게 하고 방해를 해도 운전대를 절대 놓치지 말고 네가 원하는 목적지까지 네 힘으로 가야 돼."


드라마 "남이 될 수 있을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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