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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연 Jun 07. 2024

나에게 #3


  흰구름 아래로 먹구름이 있고

  그 위로 빼꼼히 별이 울고 있다

  뜨문뜨문 있는 별을 콘크리트 벽이 가리고

  높은 철탑의 빨간불이 위세등등 활개 친다

  이미 사라진 달을 찾는 작은 소리가

  어두운 하늘아래 메아리치고

  눈앞의 마당에선 고철들이 뒤엉켜 나뒹군다

  십자가 없는 낡은 교회에선

  위선과 타락이 부패한 돈냄새와 섞여 나오고

  내 주머니 속 동전 몇 개가 시끄럽다

  아직도 사랑이 있는 우리 가슴에선

  내가 커가고 있고 너를 지우고 있다

  아무도 없는 거리에도 불빛이 있고 소리가 있고

  빠른 차들이 서로를 잊은 채 질주한다

  이젤까 저젤까

  무얼 찾는지 무얼 기다리는지

  아직도 잠 못 이루는 나에겐

  너의 따뜻한 편지가 한없이 소중하다

  ‘우리’를 잊어버린 ‘나’에겐 ‘너’조차 생소하지만

  너만은 아니길 바라는 건 - 위선일까?

  이제는 스스로를 속이는 글조차 쓰고 싶다     


  그래도 우리가 찾는 건,

  그래도 내가 찾는 건...     


  아직도 세상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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