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한 달 전,
이 시소설의 연재를 시작했는데
벌써 '에필로그'로 마지막 10화를 마주 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주인공(나)이 첫사랑을 시작하고,
서툴지만 여느 연인처럼 예쁜 사랑을 나누고,
싸움과 이별을 이기며 같은 미래를 꿈꾸었는데, 안타깝게도 -비행기 사고로- 그녀를 잃고 고통 속에 지내다가 출가(出家)를 하기까지,
저도 주인공과 마음을 다해 동행했습니다.
'9화. 너는 나였어'를 통해
주인공(나)이 세상 속에 자신을 버리고,
죽은 그녀를 대신해 사는,
매일 하늘과 가까운 의상봉에 올라
그녀에게 자신을 보여주는 스님의 모습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저의 마음은 아프고 안타깝고 다행 같기도 하고 많이 복잡했습니다.
주인공(나)이 그녀의 죽음에 더욱 고통스러워 1년 동안 일상을 제대로 살지 못한 것은
사랑하는 그녀를 잃은 상실감뿐만 아나라 죄책감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녀는 비행기 탑승에 대한 공포 때문에 가족들의 해외여행에 항상 빠지고 가지 못했는데,
다시 가족들과 첫 여행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주인공(나)이 그 공포를 이길 수 있다, 처방약도 있으니까 용기 내라, 일단 이륙하고 나면 괜찮다더라 등으로 용기를 내도록 응원했었던 사실이 주인공(나) 자신의 무지함과 간섭으로 그녀가 죽었다는 자책을 하게 된 것 입니다.
결국 주인공(나)은 그녀와의 사랑을 끝사랑으로 세속을 떠나 그녀 대신 사는 삶을 선택했습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 해도, 응원이 강요가 될 수도 있음을...... 그리고 있을 때 잘해야 함을'
처음 이 시소설을 시작할 때 연재 계획과 달리, 연재하지 않은 시(詩) 3편이 있었습니다.
그녀의 장례부터 온전히 하늘로 떠나보내기까지
형언할 수 없는 가장 슬픈 시기에 쓴 3편의 이야기.
그 안타까운 이별의 섬망(譫妄) 같았던 시간을 저(필자)도 받아들이기 어려워 연재하지 못했습니다.
이제야 에필로그를 통해 그중 한 편을 올리면서, 주인공의 끝사랑이 된 첫사랑 이야기를
그대로 놓아주고자 합니다.
가(歌)
이제야 잠이 들었어 나의 그녀가
이젠 같이 할 수 없는 건가
새벽이 건 낮이 건 지독하게 외롭다가
치매 걸린 시계처럼 다 잊고 또 기다리다가
인정머리 없고 무서운 그 선 앞에 선 바보가
탄식은 강을 이루고 이내 바다에 나가
"그녀의 꽃 같은 영혼만은 두고가"
"차라리 선 넘은 나를 데려가"
섬망(譫妄)인지 사실(事實)인지 소리치다가
탄식은 강을 이루고 또다시 바다에 나가
'이제야 잠이 들었어 나의 그녀가'
'이젠 진짜 같이 살 수 없는 건가'
새벽 바다는 춥다며 널 데리고 집으로 가
그녀만 사랑하는 불치(不治)의 천치바보가
P.S
신(神)께서 인간을
순응시키기 위해 이별의 아픔을,
의지하도록 하기 위해 슬픈 그리움을,
인간의 심장에 담보(擔保)로 새겼다면
그러지 않아도 되었을 것을!
안 그래도
무덤 주위에서 향연을 하다 삶을 마감해야 하는
우리 인간은 여러 슬픔을 만나면서 살아가니까.
우리가 순리( 順理)라고 믿고 살아가는
생성과 소멸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유한(有限)한 세상에 부여된 순리라 해도
가끔은 각자가 받은 삶의 번호표가
많이 불공평하게 느껴질 때마다
나는 너무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