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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자 Aug 18. 2024

출간을 앞두고 신인작가가 하는 걱정.

'감히 니체에 대한 책을 내가 쓰는 게 맞을까?'


요즘 계속 머릿속에 드는 걱정이다. 니체와 관련된 이야기를 쓰는 작가들은 대부분 철학과를 졸업하거나 인문학에 조예가 깊은 사람들이 쓰곤 한다. 다른 철학자들의 이야기, 불교 경전에 대한 이야기와 섞어가면서 쓴 책들이 그러하다. 추천사를 써주신 박찬국 교수님, 일본의 사이토 다카시, 마흔에 읽는 니체를 쓴 장재형 작가 등을 보면 이런 걱정들이 더더욱 들곤 한다. 


'내가 감히...'


아버지도 내게 이야기한다. 

"네가 뭘 안다고 니체에 대한 책을 썼어?"

"책은 많이 안다고 쓰는 게 아니야. 그냥 내 이야기를 원하는 독자들에게 쓰면 되는 거지"


그렇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꼭 책이라는 게 거창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니체가 너무나도 어려운 사람이기에 어렵게 책을 쓰라는 법은 없다. 어쩌면 너무나도 어려운 니체의 글이기에 쉽게 써야 하는 사람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니체 전집부터 각종 니체에 대한 책들을 많이 읽었지만, 어느 정도 독서 수준이 필요한 책들이 많았다. 하지만 내 글은 쉽다. 누구든 읽기 쉽게 썼다. 그리고, 니체의 그 어려운 말을 이해하기 쉽게 썼다. 마치 번역하듯이 우리의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게끔 글을 썼다. 


'가장 쉽게 니체에 대해 접하면서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글'이라고 감히 자부한다. 


집마다 그릇들이 있다. 밥그릇은 매일매일 쓰고, 냉면그릇은 여름이나, 특별한 요리를 할 때나 사용한다. 책도 그릇과 같다고 생각한다. 1년에 한두 번 읽어야 하는 책이 있고, 매일매일 밥먹듯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 책은 밥그릇 같은 책이 되고 싶다. 매일매일 봐도 좋은 책, 매일매일 우리에게 영양소를 채워주는 '틀'이 되는 책이 되고 싶다. 


이 생각을 가지고 서두에 이야기 한 걱정에 대해서 답을 구하곤 한다. 

'감히 니체에 대한 책을 내가 쓰는 게 맞을까?'

누구든 니체에 대해 책을 쓸 수 있다. 그리고 이 세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1%라도 있다면 책을 쓰는 것이 좋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에 나온 니체의 말을 다시금 되새기며 마음을 다잡아 본다.


책을 쓴다는 것은 무엇을 가르치기 위함이 아니다. 

독자보다 우위에 있음을 과시하기 위함도 아니다. 


책을 쓴다는 것은 무언가를 통해 자기를 극복했다는 일종의 증거다. 

낡은 자기를 극복했다는 일종의 증거다. 

낡은 자기를 넘어 새로운 인간으로 탈피했다는 증거다. 


나아가, 같은 인간으로서 자기 극복을 이룬

본보기를 제시함으로써, 

누군가를 격려하기 위함이요. 

겸허히 독자의 인생에 보탬이 되려는 봉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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