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초대하는 저는?
짓는 사람, 채헌彩軒.
왜 나무늘보나 팬더로 태어나지 않았는지 의아한. 이왕 인간으로 태어났으니 최대한 하고 싶은 걸 하며 살려 한다. 주로 먹고 자고 읽고 쓴다. 8년간의 습작기를 지나는 동안 여섯 편의 장편과 네 편의 단편을 완성했다. 그중 네 번째 장편인 『해녀들: seasters』로 2022 자음과모음 네오픽션 공모전 우수상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3 우수출판콘텐츠지원을, 다섯 번째 장편인 『살주殺主』로 11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우수상을 받았다. 작고 반짝이는 것을 오래 응시하고 그에 관해 느리게 쓰고자 한다.
당신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
첫 책 『해녀들: seasters』이 출간되고 고마운 분들께 책과 감사 인사를 전하자마자 곧장 미국으로 날아왔다. 환기와 충전이 필요했고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글을 쓰고 싶었다.
고민하다 선택한 곳은 절친한 벗 솔뫼가 있는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무작정 날아온 이곳은 유타Utah라는 명칭 자체가 이곳에 살았던 아메리카 선주민 유트족의 언어로 ‘산에 사는 사람’이라는 뜻일 정도로 산이 많다. 3주 가량 머무른 짧은 소견으로 여긴 산 말고 다른 건 없는 것 같다고 하자 3년째 거주 중인 솔뫼가 단호하게 말했다. 여긴 산 말고 다른 건 없어.
『소금호수의 도시에서, 가을』은 산 말고 다른 건 없는 미국 소도시에서 석 달간 머물게 된 최강 집순이 소설가가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써내려가는 여행 산문이다.
9월에서 11월까지 머물고 12월까지 연재할 계획이다. 계획은 그렇다. 계획대로 안 되는 게 또 인생이다만.
평일에는 글을 쓰고 주말에는 여행을 가는(정말 산밖에 없어서 매주 산을 열심히 타고 있다), 완전히 이주한 것도 계속 여행을 하는 것도 아닌 시간들을 담아낼 예정으로 새로운 곳에 살아보고 싶은 분들에게도, 낯선 곳으로 떠나고 싶은 분들에게도 흥미롭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여행하듯 사는 삶, 정착한 듯 여행하는 삶을 기록하면서 그러한 삶은 어쩌면 지금 이곳에서도 가능할지 모른다는 상상을 당신과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