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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희 Oct 17. 2023

2023년 여름 어느 날의 일기 네 번째

쉿, 선생님이 사람 되는 중

 엄마 왈 푹 찔러도 눈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다는 내가 선생님이 된 뒤로는 매일같이 눈물짓는다.


 안에서도, 밖에서도 운다. 혼자여도, 옆에 누군가 있어도 운다. 부족한 선생님이 미안해서, 아이들에게 미안해서, 어찌하지 못하는 선생님이 미안해서. 그래서 매일이 무섭다.


 요즘은 매일같이 결심한다.


 이 직업을 언제까지 하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만약 내가 정말 이 업을 그만두게 되더라도 좋으니 온전히 나를 던져보자고 결심한다. 계속 다짐하고, 되새기고, 되뇐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온 힘을 다해 상처를 끌어안고 최선을 다하자고 말한다. 후회가 남지 않도록 나의 모든 것을 다해보려고 한다.


 오늘은 집회에 다녀왔다. 다녀올 때면 연대를 느끼지만, 내내 마음이 아파 입꼬리를 올리기 어려웠다.


 가끔 헷갈린다. 내가 자기 연민에 빠져 우울감을 만들고, 그 우울감 속에 갇힌 나를 즐기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혼란스러웠다. 나 스스로를 가스라이팅하고 있는 건가?


 허무함과 무력함이 앞서다가도, 책이나 연수를 듣다 보면 희망이 차오른다. 이것은 헛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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