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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닿는 말 한 마디

by 소금별

며칠 동안 남편과 나 사이에 차가운 기운이 맴돈다. 또 아무렇지 않게 일상들이 이어지고 있다. 사람은 바꾸지 못한다고 했던가! 변하지 않는 남편 앞에서 난 늘 단단한 벽을 느껴야 했다. 지나간 일에 대해서 한 마디도 하지 않는 우리의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오전에 우연히 <금쪽같은 내 새끼>를 보게 되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챙겨보던 프로그램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외할머니와 사춘기 손녀 딸의 잦은 충돌을 다루고 있었다. 친정엄마와 딸이 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고 충돌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와 남편의 문제점이 떠올랐다.


절대 해서는 안되는 대화방법에 공격과 공격, 공격과 방어 등이 있다고 하는데 남편과 나의 대화법은 공격과 방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며칠 전 남편과 작은 말다툼이 있었다. 그날, 우리는 창과 방패처럼 서로를 겨누기만 했다. 높아진 언성이 집 안을 무겁게 채웠다. 그리고, 나는 침묵했다.


그날 일에 대해서 입을 떼지 않고 일상을 이어가다가 오늘 <금쪽같은 내 새끼>를 보았다. 며칠동안 가슴만 답답했는데 우리의 문제점이 보였다. 공격과 방어, 서로의 말을 경청하고 말하기보다 한 쪽은 공격하고 한 쪽은 방어하기 바빴던 것이다.


방송에서 제시한 것처럼 “그랬구나!” 한 마디면 끝났을 일을 내 입장만 해명하다보니 불꽃이 튀었다. 그러나 이제는 알겠다. 때론 상대를 이해하는 한 마디가 그 모든 갈등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그랬구나!" 이 한 마디가 서로를 치유하는 시작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사람이라는 게 정말 변하지 않는가보다. 나도 그렇지만 남편도 전혀 변하지를 않았다. 변하지 않는 벽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작은 변화가 벽을 허물 수 있다고 믿는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고 바꿔 써야 혀.” 누군가 나에게 이 말을 던지는 것 같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지만, 내가 먼저 변하면 상대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앞으로는 '그랬구나'라는 말로 서로의 마음을 더 자주 어루만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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