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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프리 Oct 14. 2023

아빠!!  선인장이 갑자기 새카맣게 변했어!

나는 네가 지난밤에 한 일을 알고 있다.

"아빠!! 큰일 났어!! 내선인장이 시체처럼 변했어!!!"


첫 취업을 해낸 기념으로

20년이 넘게 꽃장사를 하고 있는 아빠에게

전자파 차단효과가 있는 선인장을 선물로 받았다.

사랑으로 돌봐주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하루도 지나지 않아

내 선인장이 새카맣게 변했다.


'내가 뭘 잘못한 걸까?'

'아니면 애초에 선인장이 문제가 있는 걸까?'

'혹시..... 사무실 사람 중 누군가 내 선인장을 괴롭힌 걸까?'


"아빠 나는 물도 주고 이쁜 말해주고 집에 왔는데

아침에 가니까 얘가 그냥 죽어버렸어 진짜 이상해"


그리고 잠시 침묵이 흐른 후

아빠가 물었다. "무슨 물 줬는데?"

.

.

.

.

.


느낌이 쎄 하다

.

.

.

.

.



"나? 여름이니까...

정수기에서 바로 뽑아낸 시원한 냉수 줬지...

얼음물 먹다 나도 더우니까 얘도 더울까 봐…“


"얼어 죽었네"



그렇다.

지난밤 퇴근 전 나는 선인장에게

시원하디 시원한 냉수를 줬고,

거기에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더 자극이 되어

뿌리가 얼어 죽어버린 것이다.


내가 더우니, 식물도 더울 거라 생각하고

역지사지한다던 나의 행동이 식물을 죽게 했다.



손바닥만 한 아이도 케어를 못하는 나는 자책을 하며 결심했다.

'나 이제 식물 안 키워.....'


 


이전 01화 나는 식물 죽이는 식집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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