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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프리 Oct 14. 2023

물을 줘도 줘도  잎이 마르는 게 이상해

하루에 밥 한 숟갈만 먹고살 수 있니?


사랑과 관심으로 돌보려 했던

선인장이 죽은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식물을 키우지 않겠다던

나의 결심은 지켜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선인장이 나랑 안 맞는 것 같아

이번엔 물도 많이 먹고,

어지간하면 잘 안 죽는 식물로 키워볼래!'


이번에는 몬스테라다

초록창에 검색해 보니

관리난이도 '쉬움'이다.


물에서 키워도 될 정도로 물을 좋아하고

초보들도 잘 키운다 하니 몬스테라부터 시작해 보자!


역시 내가 문제가 아니었다.

물도 2~3일에 한 번씩 잘 챙겨주고,

환기도 잘 시켜주며

일주일째 아주 잘 키워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잎이 점점 마르는 것 같다.


정말 다행히 잎이 마른다는 신호를 눈치챈 나는,

물 주기 빈도수를 거의 매일로 바꿨다.


그런데 점점 더 심각하게 말라간다.

결국 아빠(자칭 타칭 식물박사)에게

SOS요청.........................


"아빠 나 이번엔 미지근한 수돗물 줬고,
거의 매일 줬어 초록창에 검색해 보니
환기도 시켜주래서 환기도 시켜줬어.

그런데 이렇게 잎이 바싹바싹 말라 왜 그러지?"


"물을 어떻게 줬는데?"


"종이컵에 담아 매일 줬지"


.

.

.

.

.

또 느낌이 싸하다.

.

.

.

.

.


"물은 그렇게 주는 게 아니야, 충분히 줘야지.

너 입장 바꿔서 밥 한 숟가락만 먹고살 수 있어?


화분 밑에 물이 새어 나오는 구멍이 왜 있겠니

여기 밑까지 물이 흘러나올 정도로

뿌리가 전체적으로 물을 먹을 수 있게 해 줘야지"


저번엔 역지사지하지 말라해서

식물입장에서만 생각하려 했는데,

이번엔 입장 바꿔 생각해 보라니....!!!


식물 키우기 만만하게 봤는데

내손만 거쳐가면 남아나는 식물이 없다.


사람이 보고 자란 게 있다 보니
20년간 꽃장사를 한 아빠 밑에서

꽃수저를 물고 태어나

식물 키우기쯤이야 껌일 줄 알았는데.....

식집사계의 황금똥손... 그게 바로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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