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지난밤에 한 일을 알고 있다.
"아빠!! 큰일 났어!! 내선인장이 시체처럼 변했어!!!"
첫 취업을 해낸 기념으로
20년이 넘게 꽃장사를 하고 있는 아빠에게
전자파 차단효과가 있는 선인장을 선물로 받았다.
사랑으로 돌봐주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하루도 지나지 않아
내 선인장이 새카맣게 변했다.
'내가 뭘 잘못한 걸까?'
'아니면 애초에 선인장이 문제가 있는 걸까?'
'혹시..... 사무실 사람 중 누군가 내 선인장을 괴롭힌 걸까?'
"아빠 나는 물도 주고 이쁜 말해주고 집에 왔는데
아침에 가니까 얘가 그냥 죽어버렸어 진짜 이상해"
그리고 잠시 침묵이 흐른 후
아빠가 물었다. "무슨 물 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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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이 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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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름이니까...
정수기에서 바로 뽑아낸 시원한 냉수 줬지...
얼음물 먹다 나도 더우니까 얘도 더울까 봐…“
"얼어 죽었네"
그렇다.
지난밤 퇴근 전 나는 선인장에게
시원하디 시원한 냉수를 줬고,
거기에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더 자극이 되어
뿌리가 얼어 죽어버린 것이다.
내가 더우니, 식물도 더울 거라 생각하고
역지사지한다던 나의 행동이 식물을 죽게 했다.
손바닥만 한 아이도 케어를 못하는 나는 자책을 하며 결심했다.
'나 이제 식물 안 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