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밥 한 숟갈만 먹고살 수 있니?
사랑과 관심으로 돌보려 했던
선인장이 죽은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식물을 키우지 않겠다던
나의 결심은 지켜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선인장이 나랑 안 맞는 것 같아
이번엔 물도 많이 먹고,
어지간하면 잘 안 죽는 식물로 키워볼래!'
이번에는 몬스테라다
초록창에 검색해 보니
관리난이도 '쉬움'이다.
물에서 키워도 될 정도로 물을 좋아하고
초보들도 잘 키운다 하니 몬스테라부터 시작해 보자!
역시 내가 문제가 아니었다.
물도 2~3일에 한 번씩 잘 챙겨주고,
환기도 잘 시켜주며
일주일째 아주 잘 키워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잎이 점점 마르는 것 같다.
정말 다행히 잎이 마른다는 신호를 눈치챈 나는,
물 주기 빈도수를 거의 매일로 바꿨다.
그런데 점점 더 심각하게 말라간다.
결국 아빠(자칭 타칭 식물박사)에게
SOS요청.........................
"아빠 나 이번엔 미지근한 수돗물 줬고,
거의 매일 줬어 초록창에 검색해 보니
환기도 시켜주래서 환기도 시켜줬어.
그런데 이렇게 잎이 바싹바싹 말라 왜 그러지?"
"물을 어떻게 줬는데?"
"종이컵에 담아 매일 줬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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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느낌이 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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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그렇게 주는 게 아니야, 충분히 줘야지.
너 입장 바꿔서 밥 한 숟가락만 먹고살 수 있어?
화분 밑에 물이 새어 나오는 구멍이 왜 있겠니
여기 밑까지 물이 흘러나올 정도로
뿌리가 전체적으로 물을 먹을 수 있게 해 줘야지"
저번엔 역지사지하지 말라해서
식물입장에서만 생각하려 했는데,
이번엔 입장 바꿔 생각해 보라니....!!!
식물 키우기 만만하게 봤는데
내손만 거쳐가면 남아나는 식물이 없다.
사람이 보고 자란 게 있다 보니
20년간 꽃장사를 한 아빠 밑에서
꽃수저를 물고 태어나
식물 키우기쯤이야 껌일 줄 알았는데.....
식집사계의 황금똥손... 그게 바로 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