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을 찾고 싶지만 어쩌면 정답 같은 건 없을지 몰라
무사히 여름이 지나갔고,
가을을 지나 겨울이 찾아왔다.
무려 두 계절이나 만리향을 키워냈으니
이 정도면 식물킬러는 아니지 않을까.....
안도하며 겨울을 맞이했다.
평소와 비슷한 주기로
여전히 물도 챙겨주고,
환기도시 켜주며
잘 케어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또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잎이 노랗게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에도 기다려야 할까?
느낌이 좋지 않았다.
"아빠, 나 평소처럼 잘 돌보고 있는데
이번엔 잎이 떨어지진 않아
노랗게 변하는 게 조금 불안해"
"과습이네 여기 흙좀 봐 다 젖어있잖아
겨울에는 이렇게 물을 자주 주는 게 아니야
흙 마르는 거 보면서 가끔 주는 거야
물 주기 어렵지, 꽃집하는 사람들
10년 동안 배우는 게 물 주는 방법이야
너무 속상해하지 마 "
머리를 한대 쾅! 하고 맞은 듯했다.
분명 처음 배운 대로
물을 줬고, 그 그 주기를 잊지 않으며
잘 보살펴왔다고 생각했는데
물을 너무 줘서 생긴
과습현상이라니.........
왜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여름, 가을엔 상대적으로
흙이 더 잘 말랐을 테니 물이 더 필요했을 거고
식물도 겨울에는 일종의 휴식기에 들어가면서
물을 주는 주기가 길어져야 했던 것이다.
'식물', 그리고 '나'만 생각하고 있었다.
식물을 둘러싼 환경이 변하면
방식도 변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항상 같은 인물이지만
당장 10대 때, 20대 때 모습이 다르고
식습관도, 가치관도 굉장히 많이 달라졌다.
어쩌면 뭐든 쉽게 하고 싶었거나,
아니면 시야가 너무 좁아
정답이 있다 생각하거나
조바심을 가졌던 건 아닐까?
조금 더 여유로운 마음을 갖고
주변을 둘러보며
유연하게 대처하며 살아가는 게
지혜로움 아닐까
생각하는 날이었다.
식물 키우기....
여전히.....
어렵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