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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프리 Oct 18. 2023

식물에게서 배운다

몸살

겨울을 지나 봄이 왔다.


마음을 담아 보살폈던 아이가

더 잘 자랄 수 있도록

분갈이를 해줬다.

  

사람도 성장에 따라 환경이 바뀐다.

유치원에서 초등학교로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를 가듯


식물도 성장하게 되면

넓은 환경을 제공해 줘야

보다 건강하고 싱싱하게 자라날 수 있다.


그리고

깔끔하게 분갈이를 끝냈다.

더 넓은 세상에서

무럭무럭 자라렴

.

.

.

.

.


그리고 며칠이나 지났을까,

정말 건강하디 건강하던 아이가

축 쳐지며 시름시름 말라가며

어딘가 불편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

.

.

내가

또.........?

.

.

.

식물박사 아빠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아빠, 나 분갈이 잘못했나?

또 왜 그러나 모르겠네"


"분갈이할 때 뿌리 다치게 한 거 아니야?"


"아니야, 뿌리 조심하라 해서

흙 다 솔솔 털어내고

물로 씻어서 진짜 조심히 옮겼어"


.

.

.


"너 이사 간다고 갑자기

입고 있던 옷, 갖고 있던 물건들

다 내던지고 갈 거야?

옷도 입고 있어야 감기 안 들고

네가 쓰던 물건들을 챙겨가야

새로운 장소에서 빨리 적응하지,

분갈이 잘못했어"


"그럼 얘 죽어?...."


"꼭 죽는 건 아니야,

얘가 이렇게 몸살 하다가

적응해 내면 사는 거야,

지금 있는 잎은 다 떨어질 거고

새순이 자라나면 적응하고 있다는 거야


사람도 환절기에 감기 잘 걸리듯

식물도 분갈이하면 몸살 잘하니까

기다려보자"


.

.

.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해고 싶었던

마음이 앞서 급했던 행동이

내 행동이 식물을 아프게 했다.


너무 빠른 변화는

성장이 아닌 몸살을 불러올 수 있다.


어떻게 해서든 적응해 낼 수 있겠지만

그 과정이 너무 고통스러우면

너무 많은 에너지가 소진된다.


시간도, 적응할 수 있는 힘도 있을 때

변화가 성장의 씨앗이 되지 않을까?




식물 키우기는

참 어려우면서도

생각하게 하는 힘을 길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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