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겨울을 지나 봄이 왔다.
마음을 담아 보살폈던 아이가
더 잘 자랄 수 있도록
분갈이를 해줬다.
사람도 성장에 따라 환경이 바뀐다.
유치원에서 초등학교로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를 가듯
식물도 성장하게 되면
넓은 환경을 제공해 줘야
보다 건강하고 싱싱하게 자라날 수 있다.
그리고
깔끔하게 분갈이를 끝냈다.
더 넓은 세상에서
무럭무럭 자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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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며칠이나 지났을까,
정말 건강하디 건강하던 아이가
축 쳐지며 시름시름 말라가며
어딘가 불편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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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내가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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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박사 아빠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아빠, 나 분갈이 잘못했나?
또 왜 그러나 모르겠네"
"분갈이할 때 뿌리 다치게 한 거 아니야?"
"아니야, 뿌리 조심하라 해서
흙 다 솔솔 털어내고
물로 씻어서 진짜 조심히 옮겼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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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이사 간다고 갑자기
입고 있던 옷, 갖고 있던 물건들
다 내던지고 갈 거야?
옷도 입고 있어야 감기 안 들고
네가 쓰던 물건들을 챙겨가야
새로운 장소에서 빨리 적응하지,
분갈이 잘못했어"
"그럼 얘 죽어?...."
"꼭 죽는 건 아니야,
얘가 이렇게 몸살 하다가
적응해 내면 사는 거야,
지금 있는 잎은 다 떨어질 거고
새순이 자라나면 적응하고 있다는 거야
사람도 환절기에 감기 잘 걸리듯
식물도 분갈이하면 몸살 잘하니까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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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환경을 제공해고 싶었던
마음이 앞서 급했던 행동이
내 행동이 식물을 아프게 했다.
너무 빠른 변화는
성장이 아닌 몸살을 불러올 수 있다.
어떻게 해서든 적응해 낼 수 있겠지만
그 과정이 너무 고통스러우면
너무 많은 에너지가 소진된다.
시간도, 적응할 수 있는 힘도 있을 때
변화가 성장의 씨앗이 되지 않을까?
식물 키우기는
참 어려우면서도
생각하게 하는 힘을 길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