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안에서 그의 집으로 향하는 동안,
내 머릿속은 상상과 걱정으로 가득 찼다.
창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쯤 그는 괜찮을까?
내가 도착하면 무슨 말을 해야 하지?’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그의 마지막 목소리를 떠올렸다.
기어들어가는 듯 힘없던 그 음성은,
내 불안을 더욱 증폭시켰다.
택시에서 내려 그의 집 앞에 섰을 때,
심장은 이미 제멋대로 뛰고 있었다.
반지하 창문 틈으로 새어 나오는 희미한 불빛을 보며,
나는 문을 두드릴 용기를 내기 위해 한참을 망설였다.
‘그가 나를 보고 실망하면 어떡하지?’
그가 상상 속에서 만들어낸 나와,
실제 내 모습 사이의 간극이 너무 클까 봐 두려웠다.
그러나 이내 다짐했다.
‘그의 상태를 확인해야 해. 그게 지금 가장 중요한 거야.’
나는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다.
“짱?”
목소리가 떨리는 게 느껴졌다.
안에서는 아무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
잠시 망설이다 문을 밀어보니, 문이 열려 있었다.
‘문이 열려 있다니... 들어가도 되겠지?’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섰다.
방 안은 어두웠고,
침대 위에 누워 있는 그의 모습이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보였다.
나는 그의 이름을 불렀다.
“짱?”
그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를 보더니,
아무 말 없이 자리에서 힘겹게 일어나 나를 와락 끌어안았다.
그의 몸은 열로 뜨거웠고,
그 품에서 느껴지는 단단한 근육이 나를 더 깊이 안겨들게 했다.
“보고 싶었어.”
그의 목소리가 내 귀에 나지막이 들려왔다.
나는 그의 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많이아파...?"
그는 힘없이 웃으며 내 등을 조심스럽게 쓸어내렸다.
“네가 와서 괜찮아졌어.”
그의 말 한마디에,
내 마음에 가득 차 있던 모든 불안이 사라졌다.
지금 이 순간,
그의 품속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