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나침판
엄마는 영어 놀이 선생님 일을 즐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수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불안이 커졌습니다. 이동 시간이 길고, 1:1 맞춤 수업을 위해 추가 자료를 준비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그리고 교육자 수업을 받기 위해 외출하는 것조차 부담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엄마는 1년 동안 일러스트를 그려 산그림에 작가로 등록했지만, 그 이후로도 일러스트 작업에 대한 요청은 전혀 없었습니다. 초조해지면서 스튜디오에서 지속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올리면 언젠가 일이 들어올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지만,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스튜디오 비용을 지불하며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졌습니다.
결국, 엄마는 자신이 만든 동화책을 아마존에서 자비로 출판하는 과정을 스스로 배우며 어렵게 출판에 성공했습니다. 첫 동화책을 받아 들고 기뻐했지만, 자비 출판으로 ISBN이 발행되면서 국내 공모전에 지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 출판사에 50곳 정도 투고했지만, 연락은 오지 않았습니다.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져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들이 계속되었습니다.
퇴사하면서 받은 퇴직금도 줄어들고, 경제적인 어려움도 깊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자려고 누워도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아이들과 함께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부모로서의 역할을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으로 불안이 커졌습니다. 결국, 한밤중에 깜깜한 거실 소파에 혼자 앉아 밤을 새우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극심한 불안감 속에서 엄마의 컴퓨터는 알고리즘을 통해 계속해서 AI로 책을 만드는 동영상을 끊임없이 추천받았습니다.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앉아있다가 동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AI를 활용해 동화책뿐만 아니라 노트북이나 모눈종이 같은 템플릿 제품도 만들고 판매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엄마는 AI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동영상을 보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전자책을 구매하며 AI를 활용할 방법들을 배웠습니다. 모눈종이, 과학 노트, 색칠 공부 책과 같은 템플릿을 다운로드해 공책을 제작하고, 아마존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프리랜서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AI에 대한 회의감이 있었습니다. "내가 20년 넘게 쌓아온 것을 이 기계가 몇 초 만에 대체한다니…"라는 생각에 속이 쓰리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예술적 열정과 기술이 기계에 의해 대체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경제적 압박은 여전했고, AI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해 주며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이었기에 거부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엄마는 AI가 자신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이디어를 더 깊고 정교하게 다듬어 주는 도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디지털 드로잉과 AI를 함께 사용하면서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엄마는 일러스트 작업실에 나가는 것을 중단하고, AI를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AI를 활용하면서 작업의 가능성은 끝없이 넓어졌습니다. 텍스타일 디자인, 그래픽 디자인, 웹툰, 이모티콘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의 잠재력을 보았습니다. AI로 만든 제품을 국내외에서 판매할 수 있는 길도 있었습니다. 예술과 디자인이 더 이상 전공자만의 영역이 아니라는 점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비전공자들도 AI를 활용해 쉽게 이미지를 만들어 공모회에 출품하거나 수익을 창출하는 모습을 보며 생각이 복잡해졌습니다.
한순간, 엄마는 고소득의 권위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침대에 누워 손가락으로 원하는 디자인과 이미지를 만들어 판매하는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오랜 시간 특권층만이 돈을 내고 누렸던 예술과 디자인은 이제는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예술과 디자인의 희소성은 예전만큼 가치가 없다는 생각에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AI는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었지만, 작업자에게 혼란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AI가 단순한 보조 도구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게 정말 예술일까? 내가 원하는 방향이 맞을까?"라는 의문이 끊임없이 들었습니다. 작업의 본질이 기술이 아닌 나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엄마는 마치 끝없는 미로 속을 헤매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엄마는 자신이 정말로 추구하는 목표와 AI를 어떻게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예술적 가치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I를 도구로 삼아 창의성을 발전시키려면 먼저 자신을 돌아보고 나아갈 목표와 방향을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 후, 엄마는 AI를 활용해 자신의 예술과 디자인 영역을 더욱 확장하기 위해 몇 가지 목표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 AI 및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자.
- 인간과 기술이 협업하는 예술과 디자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며, 단순한 제작을 넘어 의미를 찾자.
- AI의 잠재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혁신을 시도하되, 그 과정에서 스스로 만드는 가치를 잃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