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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평면 삼지내 마을의 한옥카페 "갑을원(甲乙園)"

시간이 정지된 듯한 마을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겨 봅시다.

by 깨달음의 샘물

전라남도 담양군에 창평면이란 곳이 있는데, 창평면은 담양군의 중심인 담양읍에서는 봉산면이나 무정면을 거쳐 남쪽으로 한참을 내려가야 다다를 수 있는 곳이다. 이곳 창평면은 옛날부터 있었던 낮은 돌담길과 한옥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 마치 시간이 정지된 듯한 느낌을 주는데, 이런 점이 인정되어 특히 창평면 삼지내 마을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슬로시티(SLOW CITY)로 지정되었다. 창평면이 갖는 이런 매력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차츰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에 발맞추어 삼지내 마을에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옥 민박과 카페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들어서고 있다. 그리고 오늘 나는 그들 카페들 중에서 가장 많은 입소문을 타고 있는 "갑을원(甲乙園)"이란 곳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곳에는 "갑을원(甲乙園)" 말고도 카페들이 꽤 들어서 있는데, 네이버 지도엔 이렇게 갑을원만 표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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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비가 이끄는 대로 차를 몰아가다 보면, 보다시피 큼지막한 간판이 돌담 위로 솟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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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앞으로 이렇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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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바라본 가을 들녘의 풍경이 따사롭기만 한데, 이쪽이 남쪽이라면 저 멀리 바라보이는 산이 '국수봉'이란 이야기가 되는데... 내가 방위감이 없어 자신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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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쪽에서 들어가는 입구인데, 지붕 밑에 '갑을원 한옥카페'라고 쓰여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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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입구인데, 간판의 모양이나 갑을원(甲乙園)이라고 쓰인 현판 등을 볼 때 아무래도 이쪽이 메인 출입구인 것 같다.

입구에 들어서면 잘 손질된 나무 뒤쪽으로 처마선이 아름다운 한옥이 수줍은 듯 모습을 드러낸다. 언제 봐도 정겨운 우리네 한옥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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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 속의 나무 뒤쪽으로 돌아들어가면, 이중의 지붕을 가진 파라솔 아래로 테이블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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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의 키 큰 나무 밑으로도 테이블이 놓여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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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공간을 한컷에 담아보면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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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트막한 담장 밑에는 장독대와 우물이 자리하고 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늘 우리 곁에 있었던 공간인데, 어느새 추억 속에만 남아있을 뿐인 공간이 되어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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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가 제공하는 사진을 보면, 갑을원의 메인 건물은 정면 7칸 정도는 되어 보이는 상당히 규모가 큰 한옥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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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방앞에는 툇마루라고 부르기엔 꽤 넓은 마루가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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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 또한 방이 들어 있고 마루로 연결되어 있는다. 마루밑에 그득히 들어선 장작, 마루 위에 놓인 다듬잇돌... 너무도 익숙했던 모습들이지만, 이제는 모두 보기 힘든 풍경이 되어버렸지.

기둥에 써붙인 주련(柱聯)에 '춘수만사택(春水滿四澤)'이란 글자가 보이는데, 그렇다면 나머지 기둥에 어떤 글자가 쓰여있을지는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어릴 적 외웠던 도연명(陶淵明, 365~427 추정)의 사시(四時)의 첫 구절이니 말이다. 어디 말나 온 김에 다시 한번 기억을 되살려 읊조려보면...


春水滿四澤(춘수만사택)

夏雲多奇峰(하운다기봉)

秋月揚明輝(추월양명휘)

冬嶺秀孤松(동령수고송)


"언 땅 녹은 봄물 못마다 가득,

여름 구름 기이한 봉우리 많다.

가을 달 드높이 밝게 비추고,

겨울 영마루 소나무 하나 빼어나네"... 역시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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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끝쪽으로 가서 찍으면 이런 모습을 보게 되는데, 수담(手談)을 생각나게 만드는 바둑판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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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에 보이는 방들은 대부분 이렇게 작은 앉은뱅이 탁자가 놓여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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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과 같은 곳에 앉는 것을 불편해하는 이들을 위해 이렇게 만들어 놓은 방들도 있다. 충분히 이해가 되기는 하지만, 무언가 어색하기는 하다. 마치 양복에 갓 쓴 이를 본 듯한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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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der & Pick. 메뉴를 사진을 남겨놓지 않았는데, 커피 등이 물론 있기는 하지만 다양한 전통차도 서비스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가격도 적당했던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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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추차를, 집사람은 유자차(아니, 청귤차였나? )를 주문했다. 그리고 이들과 잘 어울릴 것 같은 가래떡도 주문했는데, 보다시피 먹기 좋게 잘라 내오셨다. 아, 작은 약과와 Lotus는 서비스인데, 글쎄 로투스는 쫌 아니지 않나 싶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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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 앉아서 마당을 바라보며 한 장의 사진을 남기고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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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원을 벗어나기 전에 입구를 바라보며 마지막으로 또 1장의 사진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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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창평면 삼지천 마을은 옛날 우리 농촌마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귀한 곳이다. 낮은 담장과 고샅길이 이어지는. 어쩌면 갑을원 카페 그 자체는 요즘 우리가 많이 만나는 한옥 카페들 중 하나일 수 있다. 그러나 갑을원 카페가 있는 창평면 삼지천 마을의 풍경은 결코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갑을원을 찾았다면 반드시 마을 구경을 할 것을 권한다. 아, 삼지천 마을에 대하여는 내가 따로 글을 써 놓은 것이 있으니, 아래 사이트를 참조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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