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일지
다들 빛을 향해 날아간다.
저 멀리 핀 꽃들이
더 크고, 더 달콤하다고들 한다.
나도 가보려 했다.
그래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내 눈을 시리게 하는 빛은
따라가지 않기로 했다.
찬란하다고 해서,
내가 꼭
그 안에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
햇살은 틀리지 않았다.
다만, 지금의 나는
그 빛을 감당할 수 없는 상태일 뿐이다.
돌아선다고 해서
모든 걸 포기한 건 아니다.
그냥, 잠시
내 그림자 속으로 걸어 들어간 것뿐이다.
쉼이 필요할 때,
나는 멈추고
햇살이 다시 부드러워질 때까지 기다린다.
오늘은 그렇게,
햇살을 등지고
나뭇잎 아래에 앉았다.
눈을 감고, 날개를 접고,
나를 감싸는 다른 빛을 기다렸다.
돌아선 그 순간조차
내 여정의 일부였다.
그러니,
부끄러울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