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74 댓글 20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꾸준함은 꾸준히 없다

끈기

by 나철여 Mar 15. 2025


끈기가 부족하다.


어릴 적부터 들었던 소리다. 가정통신문 란에 끈기가 부족하다는 문장에 나는 익숙했다.

크면서 알았다. 부족한 끈기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늘 불안한 가정환경이었고, 늘 바빴던 옷장사였고, 지금도 육아로 보호자로 늘 시간에 쫓기는  을 살고 있기 때문에 꾸준함은 꾸준히 없고 끈기도 없다.

어제 금요일에 발행할 <옷쟁이 나철여> 글도 발행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쫓기는 것도 아니었고 불안한 것도 아닌 올릴까 말까 막연한 갈림길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자칫 꾸준함을 포기할 시점이었다.

아침 일찍 눈 뜨자마자 폰을 잡았는데 알림글이 있어, 들어갔다.


브런치 작가 강석우 님의
<하나를 보면 전부 알 수 있다고?>

이어지는 글은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아들과의 대화였다.


"이렇게 길이 갈라지는 곳에서는 반드시 멈춰서 저쪽에서 차가 오는지 안 오는지 확인한 후에 가야 한다."

글 제목에서 정신 차리고, 이 말이 또 정신을 들게 했다.

하나를 보면 전부를 알 수 있다? 는 제목, 그 하나와 이 하나와는 달랐지만, 내게 있어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도 있는 하나, 바로 글쓰기를 멈추는 유혹이었다.


꾸준함이 없고 끈기가 부족한 나는 여전히 꾸준함이 없는 내 모습에 채찍 같은 글이었다.

작가님의 아들 대신 내가 주의를 받았다.

댓글을 처음 남기고 어제 못 올린 글을 오늘이라도 발행하기로 했다.


발행 한 후 독지들에게 죄송한 맘을 전하고 싶은데 용기가 없다.


실은,

옷쟁이 나철여 브런치북 목차에 새들의 욕망이라고 제목은 미리 공지했는데 너무 복잡해지는 심정과 길어질 스토리를 줄이고 줄이다 보니 포기하고 싶었다. 아니 두 갈래 길에서 포기했었다.


자전거의 따르릉 소리가 새벽길을 열었다.

끈기있게 쓰기로 했다.

<나철여 브런치북>


매거진의 이전글 불금이라 했나요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