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멜레온 그녀

내가 살아가는 방식

by 구름

나에게는 언니가 한 명 있다. 그녀는 이 세상에서 아무런 꾸밈없이 ‘나’라는 사람을 보여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존재이다. 어떨 땐 내게 엄마보다도 더 엄마 같은 존재가 되기도 하며, 또 어떨 땐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주기도 하고, 또 어떨 땐 가장 든든한 나의 편, 나의 버팀목이 되어 주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종종 그녀가 카멜레온 같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필요할 때마다 본인의 모습을 바꿔가며 내게 도움과 사랑을 주는 그런 카멜레온.


항상 오래간만에 그녀를 만나면 그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서로 이야기하느라 바쁘다. 그래서 난 어떨 때면 그녀에게 매 분기 나의 삶을 보고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하지만 이 분기보고는 내게 굉장히 중요하며, 매번 기다려지는 순간이다. 그녀에게 위로를 받고 싶고, 그녀의 입을 통해 나의 잘못이 아니었다는 말을 듣고 싶고, 나의 힘듦과 노력을 알아줬으면 한다. 그래서 나의 이 보고는 내가 앞으로 또다시 힘을 내며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매번 우린 이런 식으로 서로의 삶을 들여다보며 각자가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해하고, 서로가 현재의 고민거리와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고는 고민한다. 부디 그녀가 하루빨리 그 힘든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엄마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하는 그런 고민들과 생각들을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존재이다. 어떻게 보면 인생의 선배로서 본인이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공유해 주고 해결책을 주는 모습에서 그녀의 커다란 존재감과 든든함을 느낀다. 이따금씩 ‘언니가 없었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그럼 그럴 때마다 나는 막막하고 두려운 기분을 느낀다. 나의 그 두려움과 막막함의 이유를 알기에 그럴 때면 난 또 한 번 카멜레온 그녀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어떨 때면 ‘언니가 없는 언니’는 어떤 기분일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나에게는 ‘언니’라는 존재가 주는 의미와 무게가 굉장히도 커 ‘언니가 없는 언니’는 위에 아무도 없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녀에게 물어본 적은 없지만, 그만큼 '언니'라는 존재가 내게는 커 그런 존재가 없는 언니를 보며 그런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항상 많은 것을 해주려 하고, 많은 것을 주려고 하는 그녀가 있어 나는 살아갈 수가 있다. 매번 겉으로는 틱틱 돼도 언제나 그녀에게서 고마움과 존경심을 느끼고 있다. 쑥스러워 이러한 이야기는 잘하지 않지만, 언제나 내게 카멜레온이 되어주는 그녀에게서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그녀 덕분에 정신적으로, 내면적으로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었고, 힘을 낼 수가 있었다. 나의 영원한 소울메이트 그녀가 있다면 앞으로 살아가야 할 앞날이 두렵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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