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가는 방식
일에 지친 몸을 이끌고 계단을 오르려고 보니 바로 앞에 교복을 입은 여자아이가 계단을 오르는 모습이 보였다. 그 친구의 모습을 보니 오래간만에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이 떠올라 그 시절을 잠시 회상하고 있는데, 갑자기 여자아이가 뛰어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위를 쳐다보니 아이의 엄마로 보이는 사람이 아이를 마중 나와 있었다. 그녀를 보자 아이는 곧바로 “엄마!”를 반갑게 외치며 그녀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그 모습을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던 나는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며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아이의 엄마는 그런 아이의 행동에 응하듯 눈이 완전히 꺾일 정도의 눈웃음을 지어 보이며 안긴 아이를 힘껏 끌어안아주었다. 모녀의 그런 모습에 난 나까지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손을 잡은 채 나를 뒤로하고 걸어가는 두 모녀의 모습에 나는 괜스레 흐뭇한 기분 뒤로 울적한 기분을 느꼈다.
나 또한 어릴 적 저 아이처럼 엄마의 마중을 경험했었고, 그 속에서 분명한 따뜻함과 행복감을 느꼈었다. 하지만 다 커버린 지금은 저 아이와 같은 ‘엄마의 마중’을, ‘엄마와 함께 돌아가는 길’을 잊은 채 살아간다. 누구나 어릴 적, 한 번쯤은 경험을 해 본 적 있는 ‘엄마의 마중’ 이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에게는 잊고 살아가는 기억과도, 경험과도 같은 것들이 되어버려 나는 괜스레 씁쓸해졌다. 과연 나는 앞으로 얼마나 더 엄마와 함께 돌아가는 밤을 경험할 수 있을까. 옛날에는 당연하게만 생각해 왔던 엄마와 함께 돌아가는 길이 이제는 쉽지 않은 일들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는 것이 나를 조금은 슬프게 만들었다. 그래도 이 모녀 덕분에 오래간만에 엄마와 이야기하며 돌아갔던 그 밤들을, 그 소중하고 행복했던 기억들을 꺼내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