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가는 방식
1. 지금 밖에는 고요한 비가 내리고 있다. 오랜만에 듣는 이 그리운 빗소리. 고요한 내 방안에는 지금 나의 숨소리와 빗소리만이 존재한다. 난 소리 없는 ‘눈’보단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비’가 좋다. 비 내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나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고민, 걱정, 불안이 모조리 다 이 비와 함께 씻겨 내려갈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2. 여름밤, 후덥지근한 날씨에 내리는 비를 창문 너머로 멍하니 바라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다 무언가에 이끌리듯 빗속에 손을 내밀어보면 금방 날씨와도 같은 미적지근함을 느낄 수가 있다. 너무 차갑지도, 그렇다고 너무 따뜻하지도 않은 그런 미적지근함이. 여름밤의 날씨와도 같은, 나의 마음의 온도와도 같은 그런 온도가.
3. 이렇게 비가 내린다는 것은 곧 여름이 다가온다는 것. 여름이야말로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는 계절이다. 내게는 일 년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이 시기엔 여름비를 맞아 무럭무럭 자라나는 식물들처럼 나도 조금씩 자라난다. 비를 영양분 삼아 자라나는 식물들처럼 나 또한 이 빗소리를 영양분 삼아 자라난다. 내 마음속에 울리는 이 잔잔한 진동이, 시끄러움 속의 고요함이, 생명체가 자라는 이 냄새가 언제까지고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