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거림
종종 간과하는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이란 홀로 태어나고 홀로 죽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사실을 나는 종종 까먹고 만다. 그래서 상처를 받고, 아파하고, 후회한다. 인간 마음만큼 변덕이 심하고 변하기 쉬운 것은 또 어디 있으랴. 인간 사이의 관계만큼 깨지기 쉽고 어려운 것은 또 어디 있으랴. 시절 인연 속에 집착해 봤자 고통받는 것은 나 혼자뿐이다. 외로움을 그 안에서 채우려고 해 봤자 돌아오는 것은 그것에 비하지 못할 허무함과 허탈함뿐이다. 이것은 내면의 외로움을 외부로부터 채우려고 한 것에 대한 벌이다. 사람에게 기댈 순 있으나, 너무 의존하지는 마라. 그 의존은 결국 나를 갉아먹을 것이다. 인간이란 태생부터 혼자였다는 것을 결국 잊게 만들어 나를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인간으로 만들어버린다. 이 잔혹한 세상 속에서 혼자 살아가는 방법을 까먹게 만든다. 하지만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그 모든 어려움과 고난을 뚫고 홀로 나오지 않았는가.
나를 가장 이해하고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그것은 피를 섞은 가족조차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을 남들에게 기대하려고 해 봤자 커지는 것은 나의 실망과 고통뿐이다. 나조차도 나를 다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남이 나를 잘 알기를 기대할 수 있겠냔 말이다. 그것은 나의 이기적인 욕심이다. 그 욕심을 버리고 나면 화를 낼 이유는 사라진다. 그 화는 ‘기대’라는 것에서 생겨나 애초부터 ‘기대’가 없었더라면 내 마음속의 불씨도 사라진다. 나조차도 죽는 순간까지 나라는 사람을 온전히 다 이해하고 죽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다. 그런데, 그것을 남에게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결코 잊지 마라. 인간은 많은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어도 태어났을 때도, 죽을 때도 결국 혼자라는 것을. 그것을 깨달으면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