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

두번째 시

by 이아희



드러나 있는 곳,

빈틈이 있는 곳으로

차가운 바람이 들어온다.




나의 온기를 단숨에 앗아가 버릴 것 같은 매서움이다.


나는 몸을 최대한 웅크려 나의 온기를 빼앗기지 않으려 나름의 저항을 해본다.




붕어빵의 온기라도 빌려보려

붕어빵과 옆에 파는 귤 한봉다리를

사들고 집으로 향한다.



고쳐지지 않은 가로등이 만들어낸 칠흑 같은 어둠은 매일 걸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가파른 언덕길을 걷다 숨이 턱끝까지 차올라

잠시 멈춰 서서 밤하늘을 바라본다.



소원을 빌던 별도, 은은하게 비춰주던 달도 보이지 않는다. 그것들이 존재하긴 했었는지 이젠 그 기억마저 희미해진다.



붕어빵의 온기가 희미하게 남아있을 때쯤 집에 도착했다.




팥으로 된 놈 하나를 한입 가득 베어 물고 허겁지겁 삼켰다. 꼬리 부분을 마저 욱여넣고 슈크림으로 된 놈 하나도 마저 먹었다.

생선 두 마리를 해치웠으니 이제 디저트 차례다.




사계절의 햇빛을 담은 귤은 껍질을 벗겨낼 때부터

새콤 달큰한 향이 내 침샘을 자극한다.



그것이 좋아서 껍질을 천천히 벗겨내곤 한다.

침을 네댓 번 꼴깍 삼키고 나면

알알이 영글어진 귤이 보인다.



입안에 쏙 넣고 눈을 지그시 감았다.

달콤한 맛이 입안을 감싼다.




눈물이 났다. 귤이 참 달구나.


손에 남아있는 귤을 입안에 마저 밀어 넣곤 오늘하루도 고생했다. 고생했다. 고생했다. 누군가에게 듣고 싶은 그 말을 여러번 되뇌었다.





이 칠흑 같은 밤이 끝나기는 할까?

누구라도 좋으니 나를 좀 안아줬으면 좋겠다.

나의 온기가 희미하게라도 남아있을 순간에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