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덤함, 잊기 위해서가 아닌, 잘 떠나보내기 위한 마음

연인일 땐 필요 없던 안부, 우리는, 이제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by 므므

예전처럼 울지 않는다.

어제는 무너졌고,

오늘은 괜찮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조용히 나의 감정을 접어 둔다.


우리는 여전히 서로를 그리워하지만

이제는,

같은


그래도 아주 가끔,

바람이 스치는 날,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나는 너의 계절을 이해하지 못했고,
너는 나의 계절에 머물 줄 몰랐다.
그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우리는, 그저

우리 자신도 잘 몰랐던 시절을 지나왔을 뿐이다.


너의 ‘미안해’라는 말에

준비도 없이 눈물이 흐른다.
그 말의 무게를

함께 짊어지기엔

우리는 너무 멀리,

서로 다른 계절로 흘러와 버렸다.


한때는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우고
말끝마다 감정을 쏟아냈던 우리가

이제는

무딘 말들이 오간다.


화해도, 재회도 없이—

그저 닿지 않는 거리에서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되었다는 것.

그 낯선 먹먹함이
가끔 마음을 울린다.


신을 믿지 않으면서도
매일 기도하며 잠들었다.

내일 아침엔 그가 생각나지 않기를.

그리고 오늘,

그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의 흔적이 내 안에서
조금씩,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본 그날,

그가 입었던 옷,

그의 향기가 조금씩 희미해진다.


아직,

안된다.

그를 좋은 사람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조금 더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오늘도 그를 기억하기 위해 글을 쓴다.

우리는 아직 서로를 완전히 놓지 못한 채

무뎌진 다정과 익숙한 아픔으로
서로의 끝에서 안부를 묻는다.

이전 08화연민, 조금 느렸고, 조금 빨랐던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