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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ela Jun 22. 2024

우유를 짝사랑하는 기쁨과 슬픔

나는 어릴 때부터 우유만 먹으면 배가 많이 아팠다. 우유나 무언가 안 맞는 음식으로 배가 자극이 되고 나면 배가 부글거리거나 아픈 데서 그치지 않고 며칠 장염처럼 앓은 적도 꽤 있다.

하지만 우유를 싫어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좋아한다는 아픔이 있다. 커피를 먹게 된 후에는 라테도 좋아하게 되었다. 하지만 우유가 들어간 라테는 자주 먹을 수는 없고 최근에는 아예 끊고 있다. 그래서 우유에 대한 나만의 짝사랑이라고 이름 붙여본다.


초등학교 때는 학교 급식으로 매일 우유가 나왔고 키가 크려면 우유를 잘 먹어야 한다는 어른들 말을 잘 따랐지만 자주 배가 아팠다. 이런 내 모습을 스스로 조금 부끄럽게 느끼기도 했다. 커가면서 나는 확실히 우유가 안 맞는다는 것과 우유를 소화시키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국인 중에 유당불내성인 사람이 꽤 많다고 한다.

지금은 사람들을 만날 때도 우유가 들어간 음식을 눈치껏 조절하면서 살고 있어 다른 사람들에게 많이 티가 나지는 않게 지내고 있다. 그래도 나도 마음 편히 밖에서 사 먹는 라테를 먹고 싶다.. 하지만 꿈일 뿐이다.


다행인 것은 최근 많은 카페에서 라테를 시킬 때 우유를 두유나 오트밀크로 바꿀 수 있는 옵션이 생겼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스타벅스 등 몇 개 브랜드 외에는 그런 곳이 드물었다. 두유 대신 아몬드유를 활용해도 좋다. 집에서는 라테나 과일 스무디를 갈아 만들 때 아몬드유를 넣으니 맛도 괜찮고 속도 편했다.


또 하나의 희소식은 이제 마트에서 ‘소화가 잘 되는 우유’ 종류를 다양하게 팔게 되었다는 것이다. 확실히 이런 락토프리 우유는 배가 자극이 덜 되었고 여러 번 시도해 본 결과 락토프리 우유로 만든 라테를 마시면 배가 아프지 않았다. 그래서 몇 년 만에 집에서도 락토프리 우유로 만든 라테를 만들어 마실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아주 소량으로 만들어 시도해 보았다가 나중에는 큰 텀블러를 꽉 채울 만큼 라테를 만들어 오후 내내 일하며 마셔보기도 했다. 안 아프고 라테를 맛있게 먹다니. 그때의 놀라움과 기쁨은 잊기 힘들다.


이제는 락토오스 프리 우유나 두유, 아몬드유 등 우유를 대체할 수 있는 아이들이 우리 집 냉장고 한편을 항상 지키고 있다. 예전과 달리 우유가 들어가는 요리 레시피를 포기하지 않아도 되어서 좋다.


그리고 우유를 힘들어하면서도 좋아하는 나, 대체품으로라도 찾고 싶어 하는 나의 모습을 받아들여 가고 있다. 시중에서 파는 제품이나 요리들도 우유 대신 락토프리 우유나 두유 등을 활용하는 옵션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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