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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ela Sep 17. 2024

운동은 꾸준하게, 중꺾마

작년 초 처음으로 큰 마음먹고 1:1 필라테스를 등록했다. 그전에는 발목도 한 번씩 아프고 어깨도 다친 지 별로 안 되어서 제대로 운동을 하기는 힘들었다. 괜히 또 아플까 봐 무서운 것도 있었던 것 같다. 다친 후에 괜히 겁이 많아졌다.


혼자 수업을 들으니 그날그날 내 상태에 따라 아픈 부위를 조심하면서 운동할 수 있었다. 물론 필라테스 학원 사진에 나오는 선생님들의 멋있는 동작은 아직 멀게만 느껴졌다. 거의 기예 수준으로 느껴졌다. 운동을 하면서 그런 사진을 찍으려면 코어 힘이 정말 좋아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예전에는 몇십 명 듣는 요가 수업을 나름대로 따라가며 듣기도 했는데 선생님은 그때 생각은 하지 말라고 하셨다. 지금 몸 상태에 맞게 해야 한다고. 맞는 말씀이지만 스파르타 선생님 앞에서 괜히 위축되는 마음! 다친 후에는 그룹 수업 페이스대로 따라갈 자신이 없기도 했지만 말이다.


그렇게 단순한 맨몸 운동에 기구를 조금씩 곁들이듯 사용하는 법을 배우면서 재활 운동을 시작했다. 단순한 동작이라고는 하지만 나에게는 매번 숨이 턱끝까지 차고 힘들었다. 소리 없는 사투를 벌이듯 잘 안 되는 동작들을 해나갔다. 오기도 생기고 그 어느 때보다 꾸준히 운동을 했던 시기였다. 아직도 이런 동작도 다 안 되는구나 싶어 실망을 많이 한 날도 있었다.


그런데 운동을 하며 중간중간 어깨와 손목 염증이 다시 생겨버렸다. 다시 몇 달 병원 신세. 힘줄과 관절 염증이라고 하시는데 관절염이 나이 불문 생길 수 있구나 느꼈다. 관절염은 나이가 들었을 때 생긴다는 이미지였는데.. 아프기도 참 아팠다. 물리치료도 하고 가끔 주사도 맞고 충격파 치료도 했다.


염증이 심해지는 동안은 팔을 들기도 아프고 운동을 하기 어려워 한 달 정도 쉬기도 했다. 가을쯤부터는 염증이 거의 안 생기는 듯해서 다시 헬스장도 다녀보고 운동을 시작했다. 몸이 굳어 있는 건지 아직 혼자 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이제는 몸이 좋아지고 있지 않나 조금은 자신감도 생겼기에 그룹 필라테스 수업도 도전해보고 싶어졌다.


몇 군데 필라테스 학원에서 하루 체험 수업도 들어보았다. 하지만 아직 그룹 수업은 제대로 따라가기 무리였다. 수업마다 선생님이 하는 동작을 200% 소화해 내는 고수의 향기가 느껴지는 분들이 있었다. 고수님들은 나보다 어려 보이는 분들도 있지만 연령대가 좀 있어 보이는 분들도 많았다. 정말 꾸준히 운동하는 분들은 따라갈 수가 없구나 싶었다.


다시 혼자 운동을 하다가 일반 헬스 PT가 아닌 재활 운동 PT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찾아보는 헬스장마다 멋진 바디프로필 사진들이 붙어 있어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재활 운동 위주로 진행한다고 했다. 그렇게 12월에는 다시 1:1 재활 PT를 찾아 등록했다.


필라테스와는 또 다른 근력운동이 낯설고 힘은 들었다. 하지만 맨몸운동과 약간의 기구 운동도 효과가 있었다. 언덕길을 올라갈 때, 짐을 들려고 할 때 예전보다 체력이 좋아지고 힘이 덜 드는 걸 느꼈다.


중간중간 쉬어가는 때도 있었지만 2023년 내내 나름대로 운동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운동과 함께한 2023년! 힘은 들었지만 뿌듯하다.


한 해동안 배운 것은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그리고 운동은 아프지 않고 건강할 때부터 미리미리 해야 한다는 것.


요즘은 또 운동을 멈췄지만 다시 이어가 보자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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