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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ela Oct 02. 2024

2.5kg은 물혹 무게인가

몇 달을 기다린 후 난소 물혹과 자궁 근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했다. 수술 후에는 오랜만에 친정에서 며칠 요양을 하고 왔다. 수술을 하고 오니 남편이 살이 빠져 보인다고 했다. 그동안 다리를 다친 후 활동량이 줄었던 때 이래저래 인생 최고 몸무게를 찍었던 터라 다이어트 노력을 하던 중이었다. 수술하고 조금은 몸무게가 빠지지 않을까 약간 기대한 것도 사실이다.


오랜만에 집에 와 체중계에 올라보니 2.5kg 정도 빠져 있다. 수술 후에는 몸에 가스가 찬다고 병원에서 많이 걸어서 가스를 빼 주라고 했다. 하지만 기운이 부족해서 낮잠도 자고 계속 누워 있고는 했는 데도 살이 빠졌다. 나에겐 드물게도 입맛이 없는 날도 있기는 했다.


그래도 다이어트를 하며 이런저런 시도를 해도 잘 안 빠지더니 며칠 사이에 많이도 빠졌다. 2.5kg은 물혹 무게인가?


수술 후 사진도 봤었는데 내 몸에 그동안 큰 물혹이 여러 개나 있었다니 믿기지 않았다. 그게 그렇게나 무게가 나갔던 걸까.


아니면 그동안 나에게 들러붙어 있던 근심과 걱정의 무게 같기도 하다. 여러 일들로 마음 졸이고 스트레스받아하던 날들이 모여 내 몸 안에 똬리를 틀고 쌓였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어쨌든 수술은 잘 끝났다고 한다. 조직검사 결과도 양성이라 다행이었다. 마음의 짐도 같이 몸에서 떠나보냈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홀가분하다.



수술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쓴 글이다.


지금은 몇 달이 지나면서 잘 회복이 된 것 같다. 힘들었던 증상들이 많이 사라져서 돌이켜보면 수술을 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잘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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