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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노아 Apr 09. 2024

컨테이너를 장악한 액체의 정체는? Part II

도대체 어디로 ???


본 내용은 전편에 이어서 컨테이너 속에 흐르는 정체 모를 액체에 대한 두 번째 스토리입니다. 내용의 이해를 위해 전편의 글을 읽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https://brunch.co.kr/@417061919d91410/63 


액체로 범벅된 컨테이너가 드디어 내 앞에 도착했다! 나의 소중한 세간들이다. 무척 고생했을 것이다. 시베리아의 추위와 싸워야 했고 긴 기다림을 버텨야 했고 탁한 공기와 끈적거리는 액체의 불편함도 참아야 했을 것이다. 대견하고 기특하다. 얼른 이 녀석들의 숨통부터 트이게 해 줘야겠다!    

 

이삿짐을 실은 컨테이너가 한국에 도착하면 세관검사를 위해 우선 개봉부터 해야 한단다. 검사과정에서 심하게  훼손된 박스는 교체해도 된다고 하기에 줄줄 흐르는 액체의 주범인 와인 박스 주변의 박스부터 살펴 달라고 당부했다. 와인으로 표기된 박스의 번호를 알고 있으니 그 박스 상태와 주변의 상태는 육안으로도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 했다.  


“ 심하게 손상된 박스 한 개를 열었는데 역시나 와인이 다 터졌습니다. 와인 코르크 마개가 열려 있었습니다.”  

애타게 기다리던 하루가 지나 이렇게 연락이 왔다! 역시 기적은 없었다.


와인이 담겼던 박스들은 죄다 와인으로 누수된 상태였고 예상대로 주변박스에까지 번졌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그다지 심하게 훼손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와인박스 외 다른 박스에 대해서는 큰 시름을 놓았다. 


그런데 갑자기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생겼다. 그 많은 와인 병의 코르크마개가 열렸고 박스 안에 와인 병을 가로로 눕혀 둠으로 인해 와인이 흘러나온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도 다른 박스에는 별 영향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 맞는 얘기일까? 와인은 흘러서 어디로 간 것일까? 아무리 휘발되었거나 말라버렸거나 박스의 어떤 곳으로 스며들었다 해도 와인 60병의 액체량은 어마어마할 텐데.. 박스 안에서 얼어버려 그 상태로 굳어 버린 걸까? 납득이 잘 안 된다. 와인, 영하의 온도, 컨테이너 환경, 박스의 두께 등을 고려한 과학적 이해가 부족해서 그런 걸까? 이해가 안 되니 궁금증만 더해졌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 설명할 수 있는 분이 있을 법 한데.. 


지난주와 달리 생각 포인트가 달라졌다. 지난주엔 컨테이너 안의 정체 모를 액체가 와인임이 밝혀져 와인 60병의 아까움 보다는 주변 박스 손상 여부가 더 초점이었다. 이번주에는 와인 60병의 손실이 더 가슴을 아프게 하고 흘러내린 와인이 어디로 갔을까? 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상황이 변하니 마음도 변하고, 관심 부분도 변하게 되는 모양이다. 아, 아까운 내 와인 ~


凡人의 마음이란, 이렇듯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은 어찌할 수 없나 보다.. 


그나저나, 이삿짐이 배달되면 박스를 일일이 확인을 해야 한다. 흘러내린 와인을 찾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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