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봉 두 개와 갈비 한 점

보건실엔 오늘도 웃음이 낍니다

by 달토

“선생님, 이에 고기가 꼈어요.”


점심시간이 지난 복도 끝에서, 수경이가 다급히 뛰어왔다.

입을 반쯤 벌린 채 손가락으로 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오늘 급식에 나온 갈비찜 문제였다.


“치실 있어요?”

“칫솔은 있는데, 치실은 없는데…”


수경이는 낑낑대며 어쩔 줄 몰라했다.

급기야 잇몸을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기까지 했다.

얼마나 단단히 낀 건지 굳이 보지 않아도 짐작이 갔다.


“어디 한번 볼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수경이는 입을 쩍 벌렸다.

나는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헉. 정말 보였다.

어금니 사이에 갈빗살이 딱 끼어 있었다.




보건실 핀셋으로 입 안을 휘젓기엔 좀 꺼림칙했다.

위생도, 안전도 걱정됐다.


대신 면봉 두 개를 꺼내 양손에 하나씩 들었다. 마치 젓가락처럼.


“가만히 있어 봐. 살살… 움직이지 말고.”


작은 면봉 끝으로 고깃결을 따라 살살 밀어냈다.

생각보다 더 깊고, 더 많이 박혀 있었다.


“헉, 무슨 고기가 이렇게 많이 낀 거지…”


내가 중얼거리자, 수경이는 입을 크게 벌린 채 파하하 웃기 시작했다.

웃자마자 입가에 침 한 방울이 주르륵 흘렀다.


그 모습에 나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수경이 얼굴이 요동치고, 내 어깨도 들썩였다.

결국 고기 빼던 손길도 잠시 멈췄다.


하지만 보건실 문이 다시 열리며 무릎이 살짝 까진 학생이 들어왔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나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

언제까지 웃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면봉을 들었다.


“다른 친구도 기다리니까, 우리 얼른 해보자.”


조심스럽게 고기를 밀어내고, 또 밀어냈다.

어느새 면봉 끝에 고깃 조각들이 한 무더기씩 달라붙어 있었다.


“됐다! 완전 대작전이었네.”


입을 오물거리던 수경이는 이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감사해요, 선생님!”


나도 피식 웃으며 답했다.

“다행이야. 덕분에 오늘 점심 메뉴가 얼마나 맛있었는지 알겠네.”


수경이는 가볍게 손을 흔들며 교실로 돌아갔다.


보건실에는 참 별의별 일이 다 생긴다.

특별한 건 아니어도 괜히 웃기고 정겹다.

어쩌면 그 점이, 이 공간을 더 살아 있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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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by 달토

✏️ Instagram @dalto_t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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